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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에서] 설 익은 은행열매가 필요하다

송병주 목사/선한청지기교회

잘 자란 은행나무에서 은행열매를 따는 것을 도운 적이 있다. 내 키보다 큰 작대기를 흔들며 은행 열매를 수확하는데 잘 익은 것들도 있었지만 그중에 어떤 것은 설 익은 열매들도 있었다. 일하시는 분에게 설익은 것도 사용하는지 묻자 웃으며 대답해주었다. "잘 익은 은행열매는 식용으로 사용하고 설 읽은 은행열매는 약용으로 사용해요." 필자 역시 약재에 문외한이기에 평가할 수는 없지만 잘 익은 것은 식용이고 설 익은 것은 약용이라는 말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오늘 이 시대의 한국 교회는 입맛대로 굴릴 수 있는 잘 익은 열매만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쓴소리를 독으로 여기기보다 약으로 여기며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할 텐데 약을 거부하고 계속 입맛에 좋은 음식만 원하는 고집불통 환자 같은 모습이다. 한국 교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에 더는 놀랄 것도 없는 것 같은 지금 약재로 쓰일 설익은 열매가 더욱 기대된다.

한국 교회를 위해 설익은 은행열매가 누구일까 생각할 때 '청년'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청년에게는 성숙과 완성이라는 말보다 풋풋함과 푸름이라는 단어가 어울리고 그래서 그들이야말로 다음 세대의 교회를 위해 약재로 쓰일 설익은 은행열매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찾고 무너진 조국 교회의 제단을 다시 소망으로 일으킬 설익은 세대가 일갈하며 일어나기를 소망해본다.

그래서 많은 교회나 지도자들이 약용으로 쓰일 젊은 세대를 준비하는 일에 함께했으면 싶다. 비록 입맛을 느끼게 하고 쉽게 삼켜지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입에 쓰고 뱉어 버리고 싶고 그렇게 부대끼는 존재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약재라면 비록 우리의 입이 싫어할지라도 그 가치는 분명코 필요할 것이다. 때로는 거칠고 무례하다 할지라도 때로는 입맛에 쓰고 뱉어 버리고 싶을지라도 우리에게 설익은 열매도 반드시 있어야 할 존재이다. 그렇기에 그들이 더 빨리 기성세대를 흉내 내도록 조숙하게 하려 말고 그들의 설익음을 마음껏 허하여야 한다.

젊은이들에게 나누고 싶은 것은 설익은 것의 아름다움이 교회 안에서 시위되어 지고 앞으로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처방전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 담글질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세적이고 방어적인 모습을 벗어나 보다 공세적이고 진일보하는 태도가 더욱 필요할 것이다. 어쩌면 기성세대들이 당황하고 눈에 거슬리는 일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 만약 그런 것이 없다면 그곳에는 젊은이들이 없거나 스스로 젊은이기를 포기 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설익은 은행열매로 청년의 푸름을 마음껏 허락하고 싶다. "애 같다 혹은 어른스러워 보인다"는 극단이 아니라 "젊은이 다워 보인다"는 소리를 들으며 '설익음'을 강점으로 여기는 영향력의 통로가 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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