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성서인물열전] 하박국, 하늘향해 항변하는 선지자

이상명 교수/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교무처장

구약시대에 하늘을 향해 소리를 내지른 이가 있었다. 깊은 시름 속에서 터져 나온 한숨 섞인 무언의 항변인지 아니면 분노에 차 냅다 지른 외마디 소리인지 알 수 없지만 그 외침은 분명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외침은 이유 있는 항변이었다. 아니 항변이라기보다는 철학적이고 신학적인 질문이었다. 그의 질문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 질문은 "왜 악인이 득세하며 의인이 핍박을 당합니까?"이고 두 번째 질문은 "여호와여 내가 부르짖어도 주께서 듣지 아니하시니 어느 때까지리이까. 내가 강포를 인하여 외쳐도 주께서 구원치 아니하시나이다." 이러한 고뇌에 찬 질문을 한 이는 분열왕국 시대를 살았던 선지자 하박국이다.

하박국은 악하고 부패한 시대 속에서 정오의 해처럼 더욱 빛나야 할 하나님의 정의는 어디 있느냐고 묻고 있다. '인과응보'와 '권선징악'은 유대인들이 선조적부터 간직해 온 그들의 고유한 신학이었다.



그러나 그가 바라본 세상은 악과 불의와 폭력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고 악인은 기세등등하고 의인은 오히려 푸대접과 모진 시련을 당하고 있으니 세상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의롭게 살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더 많은 시련이 엄습하는 현실을 목도하는 선지자의 마음에는 좌절과 분노가 교차한다.

하박국은 심히 타락한 유대 사회를 왜 그냥 두시냐고 하나님께 탄원한다. 그의 탄원을 들으신 하나님은 당시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던 바벨론을 채찍 삼아 남 유다를 심판하시겠다고 하셨다.

하박국은 억장이 더 무너지듯 왜 하필이면 바벨론이냐고 응수한다. 하박국 편에서 자기 백성을 벌하시기 위하여 그들보다 더 악한 바벨론을 사용하시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공의로운 하나님의 백성이 아무리 악과 불의가 판치는 세상이라 하여 그것에 편승하여 살 수 없는 법.

이러한 불법이 판치는 세상에서 하나님과 그분이 실행하실 공의를 신뢰하는 것이 제대로 된 믿음이 아닌가? 결국 강하고 질긴 악의 원심력에 끌려 바깥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공의로우신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믿음의 원심력이 강해져야 된다.

하나님은 때로 불의가 판치는 세상 한복판에서 부리까지 까만 까마귀들의 텃밭 속에서도 백로로 살아가는 법을 우리가 배우기를 원하신다.

녹록찮은 세상을 넉넉하게 이기는 신앙의 뱃심이 그저 주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