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계좌·의료 보험·부동산 거래 훨씬 쉬워진다

거소증-한국체류재외동포위한 주민등록증

비즈니스를 위해 지난해 말 한국을 찾은 A씨. 사업 문제가 잘 풀려 한국에서 장기 체류를 결정한 그는 은행 계좌를 만들기 위해 한국 내 한 은행을 찾았다가 낭패를 봤다. 2년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A씨의 한국 국적이상실 되면서 주민등록번호가 말소된 것. 급한 마음에 유효기간이남아있는 한국 여권을 제시했지만 호적이 살아있더라도 외국 시민권자가 한국여권을 사용하다 적발되면 200만원이상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는 경고를 받았다.

비즈니스나 학업, 취업 등의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한인들이늘고 있지만 A씨처럼 주민등록이말 소되거나 아예 주민등록조차 없어 은행, 부동산 거래, 운전면허 등 기본적인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같 은 재외동포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 정부는 거소신고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거소증에 대해 잘 모르거나이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 이용을 못하는 한인들이 많다. 거소신고제도에 대해 알아본다.

재외국민 위한 주민등록 역할

재외동포법에 따르면 거소신고제도는 재외동포가 한국에서의 출입국은 물론 한국내에서의 법적 지위 보장과 체류 기간동안의 재외동포에 대한 각종 편의 제공 및 효과적인 체류관리를 위한 제도다. 거소신고를 통해 발급받은 거소증은 한국의 주민등록증과 같은 효력을 발휘한다.

거소증을 통해 출입국과 체류 부동산 거래 금융거래 외국환거래 의료보험 연금 국자유공자 및 독립유공자와 그 가족의 보상금 지급 등 각종 활동의 편의제공과 지원 수단으로 사용된다. 해외국적의 한인들이 투표권을 제외하고 한국인이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모두 누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은행계좌.부동산 취득 용이

거소증은 한인이 미국에서 영주권자로 누릴 수 있는 권리와 비슷하다. 즉 재외 한인을 위한 주민등록증인 것이다. 거소증을 소지하면 재외동포법에 의거 은행계좌 및 증권계좌 개설 건강보험 가입 부동산 및 운전면허증 취득이 손쉽게 가능하다.

특히 부동산을 사고 파는 것도 편해진다. 거소증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 부동산 취득을 위해서는 주민등록번호를 등록해야 하는데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외국 영주권자나 시민권자는 거주지의 지방법원 등기과에서 부동산 등기용 등록번호를 신청해 받아야 한다.

이때 현재 거주지의 영사관을 통해 거주사실 증명이나 재외국민등록등본 등을 발급 받아야해 절차가 복잡하다. 그러나 거소증이 있을경우 한국 주민등록번호를 대신해 사용이 가능하므로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거소증은 은행계좌 증권계좌를 개설하는데도 사용할 수 있으며 거소증을 발급받아 3개월이 지나면 건강보험증을 만들 수 있다. 이 때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3개월 분의 보험료 18만원(약 150달러) 정도를 지불하면 당일 보험카드 발급이 가능하다.

총영사관서 F4비자 받아야

거소증 신청 희망자는 국적에 따라 영주권자는 '재외국민 국내 거소 신고증'을 시민권자의 경우 '외국국적동포 국내 거소 신고증'을 신청해야 한다. 여기서 외국국적동포는 한국 국적을 보유했던 사람 또는 그 사람의 직계 비속으로서 외국 국적을 취득한 자를 뜻한다. 만약 영주권자가 한국 체류 도중 시민권을 취득했을때는 재외국민 거소 신고는 무효가 된다.

따라서 재외국민 거소증을 반납하고 외국국적동포 국내 거소 신고를 해야 한다. 한국에 90일 이상 체류하려는 시민권자 가운데 방문 비자나 기타 체류 사증을 소지했다면 외국인 등록이 필요하다.

시민권자의 경우 거소증을 받기 위해선 본인이 직접 관할 총영사관을 찾아 해외동포비자(F4)를 받아야 한다. 재외동포비자(F4)는 국적상실 신고를 마친 사람과 그 직계가족에 한해 신청 가능하다. F4의 유효기간은 2년이며 출입국관리 사무소를 통해 비자 연장도 가능하다.

이후 한국에서 F4 비자가 첨부된 미국 여권과 관련 서류를 준비해 한국 내 거소지 관할의 출입국 관리사무소를 찾아가 신청하면 된다. 이때에도 대행 신청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곽재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