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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바자 기금 받은 단체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해요"

세인트 제임스 교회 김요한 신부

"파파 나 여기서 일해."

세인트 제임스 교회 김요한 신부(사진)는 마켓 상점 등 한인타운을 다니다 보면 반갑게 인사하는 라티노들을 만난다.

김요한 신부가 컵라면을 끓여주고 커피로 몸을 녹이며 사랑했던 라티노들이 한인타운 곳곳에서 일하고 있다. 김신부가 라티노에게 컵라면을 나눠주기 시작한지 10년.

"제 컵라면을 안먹은 라티노가 없을거에요." 지금은 매일 50~60명의 라티노들이 컵라면을 먹고 있다.

김신부가 라티노에게 컵라면으로 사랑을 전하기 시작한 것은 우연이었다.

2000년 서울 공원을 지나가는 김신부와 눈이 마주친 라티노가 차 가까이 뛰어왔다. 김신부가 "누구세요?"라고 묻자 라티노는 "일꾼을 찾아요?"라고 물었다.

그 라티노는 일을 찾는 일일 노동자였다. "아니라는 말에 기쁨으로 가득찬 얼굴이 순간 시무룩해졌어요. 뒤돌아 가는 모습을 보고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그의 아내와 아이들 생각에 마음이 아팠어요."

그때부터 김신부는 서울공원 홈 디포 김스전기 페인트 가게 등에서 일을 찾아 하루종일 서성이는 라티노들에게 커피를 끓여줬다. 커피 한 잔이지만 추운 겨울 잠시라도 마음과 몸을 녹이길 바랬다. 그후에 일감이 없으면 굶는다는 것을 알게 된 김신부는 컵라면을 주기 시작했다. 차에는 언제나 컵라면 워터 포트 시원한 음료수가 있었다. 일일 노동자를 찾는 사람들에게 눈에 잘 띄도록 티셔츠 5000장도 맞췄다. 영어로 '나는 좋은 일꾼 예수는 선한 목자'를 프린트한 티셔츠를 나눠줬지만 그들은 입지 않았다. 새 티셔츠를 받을때마다 가족들을 입혔다.

지난해부터는 한인 노숙자들에게 숙소를 제공하고 구직을 도왔다. "교회에서 매주 금요일 노숙자들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데 한인 노숙자를 봤어요. 경제불황으로 가정과 직장을 잃은 한인 노숙자들을 돕기 위해 아파트를 제공했어요."

노숙자를 위한 쉘터도 있는데 굳이 숙소를 제공하냐는 말도 들었다. 김신부는 "노숙자 쉘터에는 폭력 마약 성추행 게다가 언어문제까지 있어 한인 노숙자들이 견디다 못해 결국 거리로 나옵니다"라고 말했다.

한인 노숙자들에게만 숙소를 제공해 정부 보조도 받지 못한다. 처음 추운 겨울만 숙소제공을 하려고 했지만 어느덧 일년이 훌쩍 지났다. 불교 원불교 기독교 종파와 종교를 넘어 건네는 도움의 손길이 김신부는 고맙다.

그 사이 5명의 한인 노숙자들이 일자리를 찾고 노숙자 삶에서 벗어났다. 4명이나 세례도 받았다.

매달 7명의 렌트비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지만 김신부는 한인 노숙자들이 새삶을 찾아 용기있게 나가는 그 모습이 기쁘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주님이 말씀하셨어요. 주는 것이 꼭 물질일 필요는 없습니다. 칭찬과 격려의 말 한마디를 주는 것도 시간과 일을 제공하는 것도 행복한 일입니다."

김신부는 사랑의 바자를 통해 받은 기금을 한인 노숙자들이 새삶을 찾아 독립할 수 있도록 숙소 지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문의: (323)244-8810

이은영 기자 eyou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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