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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3가 ST' 고래 틈서(그로브몰-베벌리센터) 살아났다

서로 도우며
66개 업소 할인·치안 공유
따로 똑같이
장식 변화 전체적으론 통일
무한대 신뢰
자체 로고…회비 모아 홍보


LA한인타운에서 3가를 타고 서쪽으로 향하면 페어팩스 애비뉴를 만난다. 그리고 라시에네가 불러바드까지 0.9마일의 거리. 이곳에는 패션 샵, 음식점, 카페, 네일샵, 서점, 보석 전문점, 선물 가게, 바 등 다양한 상점들이 줄지어 있다. 이 거리에 위치한 상점들의 미래는 밝지 않았다. 대형 쇼핑몰인 그로브 몰과 베벌리센터가 거리 양쪽 끝에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그저 지나가는 길 정도로 인식됐다. 하지만 이곳 업주들은 똘똘 뭉쳤다. 66개 업소 주인들의 모임인 상가협회를 조직해 '웨스트 3가 스트리트(W 3rd ST)'라는 거리 브랜드를 탄생시켰고, 나름대로 독자적이고 치밀한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2011년 현재, 이 거리는 고유의 색을 갖게 됐다. 이른 바 '웨스트 3가' 타운. 주말에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로 넘쳐 난다. 한인사회 바로 이웃 상권은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을 통해 우리의 생존전략을 모색해 본다.

▶상부상조= 3가 길 페어팩스와 라시에네가 사이 66개 상점 주인들의 한마음은 '상부상조'다. 옆 가게는 적이 아닌 동지다.

2달전 생활소품 가게 '디스탄트'를 낸 알주 베나비데스씨는 "가게를 오픈한 날, 웨스트 3가 상가협회 임원 및 회원들이 선물을 들고 찾아와 축하해줬다. 같이 잘 해 보자는 격려였다"고 말했다.



업주간 유대관계는 끈끈하다. 회원 업주가 상가협회 가입 업소에서 물건을 구매할 경우, 10~20%의 가격 할인과 무료 시식·샘플 제공 등의 혜택을 준다. 다른 가게 업주가 단골 고객이 되는 셈이다. 이는 결국 이웃 업소 주인이 ‘입소문’을 내게 되고, 일반 고객이 주변 업소를 찾게 되는 고객 ‘크로스오버’로 이어진다.

또 치안유지를 위해 범죄관련 정보를 이메일로 공유한다. 이 정보는 신용카드 사기나 위조지폐가 나돌 때 매우 유용하다.

특히 상가협회가 활성화되다보니 주변 환경, 팟홀 처리, 주차미터기 관리 등을 시정부에 당당히 큰 목소리로 요구할 수 있다.

옷가게 '에셀' 직원 셸리지 리치씨는 "다시 오고 싶은 거리로 만드는게 가장 중요하다. 개개인이 요구하는 것보다 단체로 요구하니 당연히 영향력도 더 크다"고 설명했다.

▶따로 똑같이= 업소마다 개성은 유지하되 절대 튀지 않는다. 이 거리는 '한 상권'임을 내세운다. 업소들은 '웨스트 3가'라는 브랜드 아래 모든 마케팅 활동을 일관성있게 실시한다. 자체 홈페이지(www.westthirdstreet.com)를 구축했고,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블로그도 만들었다. 최근엔 트위터와 페이스북도 오픈했다. 또 회원 업소의 위치와 전화번호를 실은 통일된 브로셔를 갖고있다. 소셜 네트워킹이 일상화된 젊은 층을 겨냥한 것이다

이 거리에 들어서면 수 십개의 '웨스트 3가' 배너를 볼 수 있다.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시즌에는 각종 이벤트도 연다. 여기에 개개인 업소들이 발렛 파킹 업체를 따로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가협회 차원에서 한 업체를 고용한다. 이 경우, 대화 채널이 하나로 정해짐에 따라 발렛 파킹으로 인한 각종 소비자 불만을 줄일 수 있고, 안전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패션 샵 'EK'를 운영하는 일레인 김 디자이너는 "오는 2월 14일 밸런타인스 데이를 맞아 각 업주들은 업소 실내·외 장식 테마를 서로 맞추기로 약속했다"며 "지난해에도 가게 디스플레이를 개성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통일해 '서머 사이드워크(Summer Sidewalk)'라는 세일 이벤트를 전 가게가 함께 했다"고 설명했다.

▶믿음 매니지먼트= 회원 업소 주인들은 매년 300달러의 회비를 상가협회 운영비로 낸다. 업주들이 낸 회비는 각종 이벤트 개최는 물론 브로셔 제작, 홈페이지 운영 등에 사용된다.

특히 '웨스트 3가' 브랜드의 체계적인 홍보를 위해서 PR전문가들을 따로 고용한다. 업주 몇 명이 어쭙지 않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조악한 디자인을 하는 차원이 아니다.

웨스트 3가 브랜드 로고 제작부터 길거리 배너·브로셔 등은 모두 PR전문가로부터 나온 것이다. 브로셔만 봐도 이 거리에 한번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세련됐다. 업주들은 매달 한 차례 정기 모임을 갖는다.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상가협회가 어떻게 돈을 쓰는지 꼼꼼히 확인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상가협회와 업주들 간의 무한신뢰가 쌓인다. 2006년 상가협회 발족 이후 업주와 다툼은 거의 없다. 지난 5년은 불경기가 극심한 시기였지만 업주들의 회비 납부가 안 된 적은 없다고 한다.

여성 의류점 '포가닷 앤 문빔스'를 운영하는 웬디씨는 "다운타운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하고 있는 한인타운도 분명 매력적인 곳이다"라며 "굳이 한인커뮤니티 전체가 아니더라도 한 구획 또는 한 거리에서 체계적인 홍보와 지역 브랜드를 살릴 수 있는 통합 마케팅이 이어진다면 (한인타운은) 반드시 LA명소로 자리잡을 것이다"고 말했다.

박상우·구혜영 기자 swp@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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