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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 [마약·알코올·도박-중독과의 전쟁 (하)] 금주 효과적으로 하려면

"술친구 멀리하고 용기 내 도움 청하세요"

6번 음주운전 뒤 1년 수감 '후회'
"나는 중독자" 스스로 인정하고
가족들 따뜻한 이해·배려 필수


1989년 태평양을 건너 온 스티브 배(54)씨. 이민생활 20년이 배씨에게 남긴 것은 술로 인해 생긴 지울 수 없는 상처와 짐들이다.

6번의 음주운전 전과를 지닌 그는 2007년 여섯 번째 적발된 뒤 차가운 교도소에서 1년을 보냈다. 총 33개월을 교도소에서 보냈고 변호사 비용과 벌금으로 지불한 것도 수만달러다. 교도소에서 낭비한 시간과 허탈하게 사라진 돈은 배씨에게 때늦은 후회를 곱씹게 한다.

평생 지고가야 할 더 큰 아픔은 세 자녀들에게 아빠 노릇을 제대로 못한 것,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것이다. "모두 술 때문이고 '나'때문에 생긴 일"이라는 배씨는 현재 코리안복지센터에서 운영하는 단주모임(AA)의 리더로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나같은 사람이 다시는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금주를 못해도 음주운전만은 절대로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배씨는 경험을 통해 체득한, 효과적인 금주를 위해 알아야 할 사항들을 소개했다.

◇인정해라

술 때문에 가정과 직장 사회에 자주 문제가 생긴다면 일단 알코올 중독을 인정하는 게 처음이라고 배씨는 강조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술을 마셨지만 스스로 조절한다고 믿었고 운전대를 잡아도 '나'는 괜찮다고 믿었다. 중독을 인정하기 힘들었다. 결국 스스로 중독자임을 인정한 뒤에야 금주에 성공할 수 있었다.

배씨는 "술을 끊고 과거를 돌아보니 삶은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면서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금주의 첫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가족의 이해와 배려가 최선

배씨는 금주를 위해선 가족의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아내와 다투는 일이 잦다 보니 집에 들어가기 싫어 술 마실 구실을 찾았다는 그는 6번이나 적발되는 동안 본인이 '왜' 술을 마실 수밖에 없는지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었다는 점을 아쉬워 했다.

그는 "가족에겐 이미 신뢰를 잃어 대화가 불가능했고 다른 사람들은 핑계로만 들으려 해 기댈 곳이 없다 보니 알코올에 의존하게 됐다"면서 "따뜻한 사람 한 명이 아쉬웠고 그 사람이 가족이었다면 좀 더 빨리 제 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술친구 ≠ 진정한 친구

배씨는 단호하게 "술친구는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진심과 뜻을 함께 하는 친구라면 술이 없어도 만날 수 있고 밤새 이야기할 수도 있다는 것. "술을 끊고 나니 술친구들은 금세 다 없어졌다. 이젠 진정한 친구들만 남아 오히려 홀가분하다." 그는 "술을 끊으려면 일단 술친구를 멀리 하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금단증세에 시달리면 카운티 곳곳에서 열리는 금주모임을 찾아가거나 컴퓨터 게임 등 뭔가 몰두할 수 있는 것을 찾는다. 술 생각은 오후 5시에서 6시 공복시에 가장 자주 난다고 한다. 그럴 때면 물을 마시거나 간식을 먹으며 사람들과의 연락을 피한다.

◇음주운전을 하려거든 감옥을 떠올려라

배씨는 교도소에 갔을 때 공포에 떨었다고 한다. "밖에서는 상상하지 못하는 일들이 수시로 일어난다. 그는 먹다 남은 음식으로 만든 식사가 나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젠 전과가 많아 한국에도 갈 수 없는 신세가 됐다"는 그는 객기로라도 음주운전을 하려거든 끔찍한 교도소 풍경을 떠올려보라고 말했다.

그는 "혼자 견디기 힘들다면 타인의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며 "창피하다는 생각보다 '나'를 위해 그리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용기를 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백정환 기자 bae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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