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생존 새판짜기 전략인가…한미은행 경영진 개편 추진
한미은행이 행장 교체 등 경영진 개편을 포함한 내부 개혁 카드를 준비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 우리금융지주과의 경영권 매각 계약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경영진 교체 카드가 고려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한미로서는 우리금융과의 계약이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어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는 것이 은행권의 시각이다. 이번 경영진 개편 움직임도 우리금융과 논의 없이 독자적으로 대안 모색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는 인상이 짙다. 한미는 그간 우리금융과의 딜은 그대로 진행하되 다른 방식으로 증자를 추진하는 대안도 모색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올 초 한미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은 지난 3일 노광길 이사장의 신년사에서 공식화 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노 이사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우울했던 과거의 기억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도전과 과감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가 추진중인 한국 우리금융지주로의 경영권 매각은 금융 감독당국의 승인 지연으로 8개월째 정체돼 있는 상황이다. 우리금융은 미국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의 부실대출 급증이 한미 인수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우리아메리카의 경영진 교체 증자 부실대출 일괄 매각 등으로 적극 대처한 뒤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한미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우리금융과의 딜에 우선순위를 둔다는 데는 양측 모두 이견이 없다"고 선을 그은 뒤 "한미 입장에서 가만히 있을 수 만은 없고 한인 투자자 그룹이나 주류 투자기관 등 여러 곳에서 투자의사를 전해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로선 새 경영진을 통해 판을 새로 짜는 것도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동부 지역의 한 한인 투자자 그룹이 최근까지 한미와 투자 논의를 벌이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나라-중앙의 합병건을 비롯해 올해 은행권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며 "은행마다 각자의 입장이 있겠지만 자신들이 한인사회에 갖고 있는 위치를 생각하고 커뮤니티 전체를 위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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