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불황 극복 원년…다시뛰는 한인들-3] "이제 주급으로 빚 갚기 시작했어요"
식당 차렸다가 주방장으로 유턴한 민경수씨
"올해는 좋은 일만 있었으면…"
뉴저지 팰리세이즈파크 ‘소문난 집’ 식당 주방장 민경수(53)씨.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식당을 운영하던 그였기에 다시 누군가의 밑에서 일한다는 것 자체가 힘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언젠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으로 고객들의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민씨가 미국에 이민 온 건 1994년. 이후 팰팍을 중심으로 한 식당에서 주방장으로 근무했다. 특히 소문난 집에서 10여년 가까이 일을 해왔다. 그러던 중 2009년 4월 포트리의 한 식당을 파트너와 함께 인수, 운영을 시작했다.
“사실 월 2만~3만달러 가량 적자를 내던 곳이었어요. 그래도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손맛과 성실함이면 업소를 정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 했었죠.”
민씨는 인수 뒤 출퇴근할 시간이 아까워 식당에서 잠까지 잤을 정도로 열심히 일을 했다. 특히 갈치조림이나 간장게장 등 그만의 손맛이 들어간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고객을 맞았다. 그런 노력 덕분에 그 해 여름에는 매출이 상당히 올라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 해 겨울 원재료값이 인수할 때 당시에 비해 30% 이상 올랐고 근처에 새로운 경쟁 업체가 문을 열면서 단체고객이 줄기 시작했다.
그는 “2009년 겨울은 그야말로 암흑이었다. 단 하루도 못 쉬고 일했지만 역부족이었다”며 “종업원 주급이 1~2주씩 밀리기도 했고 여기저기서 돈을 빌어서 메우는 상황이 됐다”고 한숨 쉬었다. 민씨는 결국 지난해 5월 운영권을 포기해야만 했다.
“파산을 하고 싶어도 변호사 비용이 없어 못할 지경이었죠. 내겐 빚 말고는 남은 게 없었습니다. 도와준 사람들에게 너무나 미안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이후 몇 개월 동안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그에게 다시 손길을 뻗은 건 자신이 근무했던 소문난 집이었다. 지난해 9월 그는 친정이나 다름없는 이 식당에서 주방장으로 다시 일을 시작했다.
민 씨는 “주급으로 조금씩 빚을 갚기 시작했다”며 “올해는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강이종행 기자kyjh69@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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