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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료보험 시스템]거소 신분증만 있으면 150달러 (18만원)에 보험가입 OK

의료수준 높고 의료비용 저렴, 한국 의료관광 ‘블루오션’ 각광
거소증 이용해 3개월분 선납 땐 미주한인 한국인과 동일 서비스

새해를 맞는 한인들의 최대 화두는 역시 ‘건강’이다. 하지만 미국의 높은 의료 비용은 한인들의 건강 지키기에 부담이 된다. 비영리단체 ‘커먼웰스 펀드’는 미국 의료보험 여건이 주요 선진국들 가운데 최악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의료 비용 지불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20%에 달하고 있으며 성인 3명 가운데 1명은 과다한 의료비 때문에 몸이 아픈데도 의사의 진료를 받지 않거나 처방약을 구입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국의 의료 서비스에 눈을 돌리는 한인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의 의료 수준이 높아졌는데다 의료 비용이 미국보다 30~50%정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표 참조> 또한 영주권자나 시민권자와 같은 재외동포도 한국의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의 의료보험 시스템에 대해 알아봤다.

◇ 150달러면 의료보험 가입 끝

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갖고 있는 한인들도 한국에서 의료보험에 가입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외국에 거주하는 한인이 3개월 이상 한국에 체류할 경우 거소증을 발급해 의료보험증을 만들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거소증을 이용해 의료보험증을 만든 영주권자 및 시민권자들은 한국인들과 동일하게 저렴한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영주권자가 한국에서 의료보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한국에 입국한 뒤 출입국관리사무소를 통해 재외국민 거소신고를 해야 한다. 출입국 관리소에 비치된 거소 신고 양식을 작성하고 수수료 1만원(약 9달러)과 함께 호적등본과 영주권 사본, 사진을 제출하면 된다.

시민권자의 경우 한국 입국 전에 영사관을 통해 재외동포비자(F4)를 발급받은 뒤 출입국 관리사무소에 거소신고를 하면 된다. 제출서류로는 호적등본, 시민권 사본과 사진이 필요하며 국적 상실신고를 마쳤다면 호적등본 대신 재적등본을 내면 된다. 거소 신분증을 발급받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3개월분의 보험료 18만원(약 150달러) 정도를 지불하면 당일 보험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또한 일부 한국 병원은 재외동포가 의료보험 없이 병원을 찾아도 한국 의료보험 가입자와 똑같은 비용으로 진료를 하고 있다.

재외동포재단(이사장 권영건)이 한국을 찾은 재외동포들이 질병이나 사고를 당해도 안심하고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건국대학교병원, 한양대학교 국제협력병원 등과 재외동포 의료 지원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에 체류중인 재외동포가 의료 지원을 받기위해 해당 병원을 찾으면 확인 절차를 거쳐 일반수가가 아닌 건강보험수가를 100% 적용받아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는 암검사 등 각종 검진뿐만 아니라 진료까지 모두 포함되며 외래 진료와 입원 수속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전담 직원까지 배치돼 있다.

◇ 의료관광, 블루오션으로 떠올라

한국의 의료관광은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미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검진 절차가 덜 까다롭고 의료비와 의료 수준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의료관광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007년 1만5000명 수준이던 의료관광객이 지난해엔 6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오는 2012년에는 한국을 찾는 의료관광객이 1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도 나섰다. 한국 정부는 글로벌 헬스케어를 17대 신성장동력으로 규정하고 지난해 5월부터 개정된 의료법을 시행하고 있다. 개정된 의료법에 따라 외국인 진료 가능 기관으로 등록한 병원들은 진료뿐만 아니라 외국인의 의료 알선 및 유치까지 할 수 있다. 의료관광을 위한 법적 뒷받침까지 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역자치단체들도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피부과·성형외과 등 미용관련 병원이 많은 강남구의 경우 ‘의료관광전담팀’을 구성했으며 대구시와 제주도는 각각 의료관광홍보대사, 의료관광코디네이터 양성과정 개설 등 체계적인 준비를 통해 의료관광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찾아 척추융합술 수술은 받은 한인 오모(52)씨는 “미국에서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술을 받으려니 수술비가 10만 달러를 넘어 고통을 참아야만 했었다”며 “하지만 한국 친척의 소개로 한국 병원에 갔더니 같은 수술 치료비가 2000만원이 채 되지 않더라. 보험료를 납부하고 건강보험 혜택을 받아 본인부담금 30%만 지불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의 의료보험 비용 차이가 큰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정부의 역할이다. 한국은 정부가 국민건강보험 공단을 통해 의료수가와 약값 등을 통제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은 정부나 의료보험회사들이 의사와 병원을 상대로 의료비를 협상하는 방식이어서 의료보험 비용에서 한국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 의보 재정 기여없어 형평성 논란도

한국 내에서는 재외국민의 의료관광 및 의료보험 가입이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기여없이 혜택만 받아간다는 형평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또한 의료 사업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사업체의 난립과 의료과실에 대한 배상체계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갖고 있는 재외동포의 한국 내 진료건수는 지난 2003년 10만9833건에서 2007년에는 35만5300여 건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의료기관이 지급한 부담액은 37억7000만원에서 140억6400만원으로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외국인 지역가입자 건강보험 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재외국민과 외국인에 대한 건강보험 관리체계 개선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재외국민이나 외국인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자격요건을 현행 건강보험 자격 취득 시점에서 일정기간 보험료를 납부한 경우로 한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한 재외국민이나 외국인의 경우 지역가입자 평균보험료가 기준이 아닌 지역가입자 평균보험료에 세대당 국고지원액을 더한 금액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체류기간이 3개월이 지나 의료보험 자격을 취득해도 일정수준이상 보험료를 납부하기 전까지 본인 부담비율을 달리하는 방안도 포함하고 있어 수용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한국의 경우 늘어나는 재외동포나 외국 환자에 비해 혹시 발생할 지 모르는 의료사고에 대한 대비가 미흡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LA의 한 병원 관계자는 “의료 사업에 대한 노하우 없이 사업체들이 난립하면 시술 후 서비스나 의료 사고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의 의료관광 수요가 늘고 있지만 관련 보험서비스는 미흡해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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