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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하늘나라 아빠, 엄마 그리고 동생에게 "나홀로 섰어요…걱정마세요"

2006년 '일가족 총격사건'
대학생 된 생존자 김빈나양
밀알장애인 장학생 선정

홀로설 수 있어 웃을 수 있다.

지난 2006년 4월 LA한인타운 아파트에서 발생했던 일가족 총격사건〈본지 2006년 4월10일자 A-1면>의 생존자 김빈나(20) 양은 어느덧 대학생이 됐다. 가족 모두가 한순간에 하늘나라로 떠난지 벌써 4년이 흘렀다. 사건 당시 머리에 맞은 총알 때문에 편마비 증세가 생겨 여전히 거동은 불편하다.

30일 밀알장애인 장학생으로 선정된 빈나양은 감사한인교회에서 열린 장학금 수여식에 참석했다. 장학금을 받기 위해 강단으로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레 올랐지만 빈나양의 발걸음은 그 사이 자신의 생활에 많이 익숙해졌음을 보여줬다.

지나온 시간들에 대해 묻자 빈나양은 "저 많이 행복해졌어요. 점점 더 괜찮아지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가족없이 혼자 세상에 남았다는 끔찍한 현실에 한동안 웃음을 잃었다. 힘겹게 지은 미소마저 어색했었다. 거동이 불편하다 보니 주변에서 이상하게 쳐다보는 눈길도 견디기 힘들었다.

그러나 하늘로 간 가족을 생각하면 꿋꿋하게 홀로서야만 했다.

홀로서기는 아빠와 엄마 동생(매튜)을 향해 "나 잘 지내고 있어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그리움의 대답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삶 가운데 서서히 웃음도 되찾게 되고 사람들과도 편안하게 지내면서 하루하루 행복을 찾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었다.

학업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현재 빈나양은 로욜라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있다. 평균학점도 3.5 이상을 유지하며 장학생으로 재학중이다.

"나중에 졸업을 하고 나면 패션 잡지사에 취직해서 유능한 기자가 되고 싶어요. 패션은 인간의 개성을 나타내는 또 하나의 예술이거든요. 흐름이 빠르고 활동적인 패션업계에 뛰어들어 그들의 예술감각을 글로 표현해보고 싶어요."

요즘 빈나양은 대학생으로서 캠퍼스 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졸업이 얼마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주말이면 재미있는 영화도 보러 다니고 맛있는 음식점을 찾아 다니기도 한다. 운전을 할 때는 한국의 최신가요도 흥얼거린다.

고민도 있다. 패션의 흐름을 느껴보기 위해 뉴욕 여행도 해보고 싶지만 아직 생활여건이 여의치 않단다. 아직 남자친구는 없단다. 당연히 연애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관심이 있던 남자애들이 몇명 있었죠. 그런데 대부분 저혼자 짝사랑으로 끝났어요. 아직 남자친구 만날 때는 아닌가봐요. 결혼은…글쎄요.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언젠가는 저도 행복한 가정을 꾸려 나가야 겠죠."

많이 아팠지만 힘겹게 견뎌냈고 그래서 빈나양은 아름답다.

장열 기자 ry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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