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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췄다, 자연과 하나가 됐다

가는 길 '리들리 독립문' 에선 선조 숨결 느낄 수 있어

요세미티에서 겨울을 맞기.

3주,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 아이들이 겨울 방학을 맞았다. 시도 때도 없이 인터넷에 빠져들 아이들과 실랑이를 벌일 생각에 벌써 부터 머리가 아프다는 아내에게 여행 얘기를 꺼냈다. 마다할 리가 없지, 아이들도 모처럼 눈을 본다는 생각에선지 선뜻 동의를 한다. 목적지는 요세미티 국립공원, 여름철에만 다녀온 지라 가을 단풍도, 겨울 정경도 사진으로만 접했다. 마침 겨울 폭풍우가 한차례 다녀갔을 터이니, 눈 구경하기에 이만한 때도 없으리라.

테혼 패스(Tejon Pass)를 넘어 5번 프리웨이에서 99번으로 바뀌니 도로 사정이 한결 편안해 진다. 모처럼의 여행으로 시끌벅적하던 뒷자리가 잠잠하다. 아내마저 곤한 잠에 빠져 있다. 베이커스 필드를 시작으로 북쪽으로 툴레어, 프레즈노 더 멀리로는 새크라멘토까지 이어지는 센트럴 밸리는 전국 최대의 곡창지대다. 아몬드, 복숭아, 오렌지 등 각종 과일과 채소에 쌀, 밀 등 온갖 식량의 생산지다.

지난 가을 분주했을 들판은 잿빛 휴식에 잠겨 찬란한 봄날을 준비하고 있으리라. 온갖 과실수들이 앞다퉈 화사한 꽃잎을 터뜨리는 이 곳의 봄은 '블로섬 트레일'(Blossom Trail)로 유명하다.

이정표에 킹스버그가 나타난다. 예정에도 없이 프리웨이에서 내렸다. 이곳에서 미주한인 독립운동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독립문이 멀지 않다. 지난 11월 13일 리들리(Reedley)시의 조그만 공원에 독립운동가 가족을 비롯한 한인들과 리들리 시장, 시의원들이 참석, 독립문과 애국지사 10인의 기념비 제막식이 열렸다. LA의 프리웨이 도산 안창호 인터체인지가 생기고, 찰스 호 김 초등학교가 생기게 된 배경이 바로 이곳이다.

겨울 오후, 시커모어 낙엽이 뒹구는 독립문 공원은 그 옛날 신산스러웠을 독립운동가들의 마음처럼 쓸쓸하다. 아이들은 이 외딴 중가주 시골에 한글로 새겨진 독립문과 기념비가 반가운 지 이리저리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내친 김에 당시 발간했던 독립신문을 볼 수 있는 리들리 박물관을 거쳐 버지스 호텔까지 들렀다. 버지스 호텔 정문에는 이승만 박사와 안창호 선생이 묵었다는 기념 동판이, 2층 복도에는 이분들의 사진 액자까지 붙어 있다.

프레즈노에서 41번 요세미티 프리웨이로 바꿔 본격적으로 산으로 접어든다. 늑장을 부린데다 예정에도 없던 독립문도 들렀더니, 시간이 어느 새 4시를 넘어간다. 오늘 묵기로 한 곳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해가 산 넘어가도 걱정할 일이 없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으로 가는 마지막 마을인 오크허스트(Oakhurst)를 지나 조그만 삼거리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배스 레이크(Bass Lake)다. 그 호숫가에 파인스 리조트(Pines Resort)가 자리잡고 있다. 100년 전 만들어진 이 호수는 각종 레저 여행 잡지에 의해 캘리포니아 최고의 호수 중의 하나로 꼽히고, 파인스 리조트는 USA 투데이에 전국 10대 휴양지로 꼽히기도 했다.

호숫가를 내려다 보는 숲 속 산장(Chalet)에 짐을 풀고, 벽난로에 통나무를 집어 넣으니 금새 온기가 퍼진다. 발코니에 나서니 하얀 연기가 검푸른 하늘로 퍼져간다.

▶주소: 196 N. Reed Ave. Reedley, CA 93654

글·사진 백종춘 기자 jcwhite100@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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