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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기열의 부동산 스토리] 이중 국적과 론스타

류기열/빅셀 파트너스 대표

오는 1월 1일부터 한국에서는 65세 이상의 외국 국적 교포와 우수 해외 인재들에게 이중 국적을 허용할 것이라는 보도가 관심을 끌었다. 어떻게 보면 한국만큼 다른 나라의 시각에 신경을 쓰는 나라도 없는 듯하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국제 행사가 있으면 해외에서 어떻게 보도를 하느냐에 심하게 얘기하면 목숨을 걸다시피 한다. 미국에서는 한 줄 실릴까 말까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에 대한 언급이 주요 언론 사이트의 머리기사로 실리는 것이 흔한 일일 정도로 말이다.

그러나 또 다른 면에서 한국은 극단적인 국수주의이기도 하다. 정부에서 관광사업의 일환으로 인천에 차이나타운을 조성하기 전까지 한국은 중국인들이 살면서 차이나타운이 없는 유일한 나라였다고 한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상충하는 외국에 대한 한국의 이중적인 태도는 이중국적을 허용하면서도 외국 자본에 대한 무조건적인 혐오라는 모순으로 나타나게 된다.

지난 주 한국의 한 신문에는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97년 외환 위기 때 한국에 진출한 해외 자본 중에서 론스타는 가장 탈도 많고 말도 많았던 회사이다. 당시 한국 지사장의 탈세 혐의부터 외환은행 인수와 연관되어 관계 공무원의 특혜 의혹까지 론스타가 한국에서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아마 범죄 집단에서 그다지 벗어나지 않은 듯 하다.

이번 기사 역시 그 시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데 제목 부터가 "론스타의 2010년은… M&A 혼란 속 제 몫 챙겨 '한국 굿바이'"라는 충분히 부정적이고 자극적인데서도 알 수 있다. 이 기사는 론스타가 2003년 외환은행 지분을 인수한 후 지금까지 7년만에 투자 원금의 두 배가 넘는 이익을 챙길 것이라고 하면서 감독 당국이 제대로 감시를 하지 않아서 론스타가 그만큼의 이익을 챙길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투자 자본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익 창출이라는 대전제를 전혀 고려치 않고 있는 것 같다. 또 이 기사에 나와 있는 수치가 모두 정확하다는 전제하에 7년간의 연간 수익률을 IRR로 따져보면 연 23% 정도로 사모펀드로서는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게 엄청난 수익률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정도이다. 오히려 한국의 제2 금융권의 고리에 비해서는 훨씬 이성적인 수치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외국 자본에게 농락당했다고 하는 이 기사가 사실이라면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한국 금융의 실력이다. 해외 유수한 학교의 MBA 출신들이 넘쳐나는 한국 금융계가 해외 자본이 부당 이익을 올리고도 기사에서 지적한 것처럼 '감독 당국을 조롱하면서 한국 땅을 떠나게 될 것'이라면 론스타를 욕하기 보다는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당국이나 터무니 없는 가격으로 M&A에 임한 하나금융의 업무 능력에 대한 회의를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적어도 내가 알고 있는 한국 금융권에 있는 분들은 그렇게 호락호락 농락당할 정도의 무능한 실력자들은 아니다. 분명히 충분한 경험과 실력을 바탕으로 장.단기적 영향과 투자 효과를 검토한 후에 투자에 임하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세계화는 뉴욕에 비빔밥 식당을 내는데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저변에 깔려 있는 외국인혐오증을 현명하게 극복해 내는데서 이뤄질 것이며 이것이 한국이 진정한 세계의 지도자가 되는 길일 것이다.

▶문의: (310)980-6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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