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생활 속에서]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라면

방동섭 목사/미주성산교회

희망차게 시작했던 2010년이 뭔가 아쉬움 속에 저물어 가고 있다. 엊그제 시작한 것 같은 2010년 묵은 해가 이제 곧 역사 속으로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시간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시간은 반복이 없다. 오늘 12월 31일인데 내일 또다시 12월 31일이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단 하루라도 시간을 뒤로 무를 수 있다면 죽을 사람 가운데 많은 사람이 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은 1분 1초도 뒤로 물릴 수 없다. 따라서 시간과 함께 전진하지 않으면 우리는 모두 역사의 낙오자로 남게 될 것이다. 또한 시간은 중단이 없다. 우리가 휴식을 취하는 동안에도 시간은 쉬지 않고 달린다. 그러기에 '성공한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쉬지 않고 달리는 시간을 "어떻게 사용했는가?"에 달려 있다고 본다.

2010년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인생의 마지막 순간도 생각하게 된다. "만일 오늘이 우리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우리는 지금 하고 있는 똑같은 일을 계속하고 있을까?" "만일 오늘 우리 인생이 끝나서 지금 만나는 사람과 다시 만날 수 없게 된다면 우리는 이 사람을 지금처럼 똑같이 대하고 있을까?" "만일 오늘 우리 인생이 끝나 마지막 종착역에 도착했다면 우리는 후회하지 않은 사람으로 남을 수 있을까?"

시인 류시화는 "만일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그 하루를 정원에서 보내리라. 허리를 굽혀 흙을 파고 작은 풀꽃들을 심으리라. 내가 떠나간 뒤에도 그것들이 나보다 더 오래 살아 있도록 아마도 나는 내가 심은 나무에 기대리라"고 노래하였다.



시인은 자신의 인생 마지막 날을 바라보면서 한 가지 소원을 말하고 있다. 그것은 자신의 인생이 끝난 뒤에도 자신 보다 오래 남을 풀꽃을 정원에 심어 에게 아름다움을 전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다.

얼마전 LA에 사는 한 한인 남성이 전 부인의 남편을 총격 살해한 뒤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끊어버린 사건이 있었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던 평범한 이민자의 가정에 엄청난 비극이 한 순간에 찾아온 것이다. 주변 사람들에 의하면 그는 잦은 사업 실패로 인해 경제난에 허덕이다가 결국 전 부인과 이혼을 했다고 한다.

우리는 매번 이런 보도를 접할 때 마다 "왜 이민 사회에는 이런 사건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을까?"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이 만일 인생의 마지막이라면 우리는 조금 다르게 인생을 마쳐야 하지 않겠는가? 찬란하게 빛 나던 가을 옷을 벗어버린 나무 숲 속을 거닐며 인생의 마지막 발자국을 남기면 어떨까? 햇살이 평화롭게 내리 쬐는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내 뒤에 남은 사람들의 행복을 간절히 기도하는 것은 어떨까? 우리의 장기를 이식받고 누군가 새 생명을 얻을 수 있다면 육체의 그 어떤 부분이라도 선물로 남기고 가는 것은 어떨까? 재물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가난한 이웃을 위해 다 기증하고 가면 어떨가? 누구에게나 인생의 마지막은 찾아온다. 어쩌면 인생은 그 마지막 순간을 의미 있게 맞이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닐까?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