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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보다 '굿 뉴스' 전하는 목사 된 지금 더 행복해요"

LA 방문한 CGN TV 대표 조정민 목사
"모든 문제 본질 해결점 예수 깨달아
가짜는 교회가 아니라 바로 나였다"

70년대말부터 20여년간 한국 뉴스의 중심엔 항상 그가 있었다. 사건 기자, 특파원, 청와대 출입기자를 거쳐 뉴스의 꽃인 9시 뉴스 앵커까지 맡았다. 그리고 한 방송사의 최고경영자에도 올랐다. 정치계의 러브콜 1순위로 거론되던 그는 어느날 돌연 모든 것을 버리고 목회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MBC 뉴스데스크 앵커로 친숙한 조정민(59) 목사의 이력서다. 그는 “배드 뉴스(Bad News)만 보도하던 기자에서 굿 뉴스(Good Newsㆍ복음)를 전하는 목사가 된 지금이 훨씬 더 행복하다”고 웃었다. 현재 기독교방송사 CGN TV 대표를 역임하고 있는 그가 LA를 찾았다. 창밖에선 비가 내렸지만 조 목사와의 한시간여 인터뷰는 햇빛같이 유쾌했다.

-LA 방문 목적은.

"매년 한두차례는 방문한다. CGN TV 대표로 연례 후원의 밤 행사 참석차 왔다."



-CGN TV에 대해 소개해달라.

"맞춤형 선교교육전문방송이다. 전세계에 파송된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초심을 붙잡는데 도움을 주기위해 한국에서 2005년 개국했다. 2010년 7월 현재 전세계에서 185만 가구가 시청하는 방송으로 성장했다. 영어 등 5개 국어로 24시간 방송한다. 미주 본부에서는 지난해 8월부터 디지틀 공중파(채널 18.4) 방송을 시작했다."

-운영은 어떻게 하나.

"우린 광고비를 받지 않는다. 연간 예산 130억원 전액을 후원금으로 마련한다. 온누리교회에서 45억을 보조해주고 나머지는 1만8000여명의 후원자들이 매달 1만원씩 보내주고 있다. 창사 이래 지난 5년간 운영은 기적이나 마찬가지다."

-CGN TV만의 강점은.

"선교사들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제작단계서부터 차별화된다. 매년 1400개 프로그램을 만들고 본방율이 53%다. 세상과 복음간 접점은 반드시 성경에서 찾아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엄격히 지키고 있다."

-미주 디지틀 방송 1년의 성과는.

"큰 유익이 있었다. 앞 채널인 18.3이 공교롭게도 MBC다. 광고시간에 우리 채널로 돌려보는 틈새 시청자들이 많다. 자살하려던 한 실직자가 우리 방송을 보고 마음을 고쳐먹고 500달러의 후원금을 보내주기도 했다."

-컨텐츠 제작에 참여하나.

"물론이다. 얼마전까지 토크쇼를 진행했다. 내 설교도 방송된다. 후배 기자들의 현장 교육도 돕고 있다."

-흔치 않은 언론인 출신 목사다.

"아마 MBC 뉴스데스크 앵커 출신 목사는 내가 처음이 아닐까 싶다."

-기자시절 에피소드가 있다면.

"78년부터 83년까지 경찰 출입기자였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격랑의 세월이었다. 정권 교체부터 1982년 부산 미국문화원 방화사건이 있었고 중국 민항기가 불시착한 사건이 연이어 터졌다. 내 결혼식 전날까지 취재하느라 신혼여행도 못갔다."

-묻지 않을 수 없다. 왜 목사가 됐나.

"난 기독교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었다. 새벽기도를 나가는 아내가 정말 교회에 가나 싶어 뒤를 쫓았다가 교회에 처음 가게됐다. 고함을 지르며 기도하는 사람들 모습을 보면서 사이비라고 생각했다. 비리를 캐려면 먼저 알아야 겠다 싶어서 예수에 대해 공부했다. 그러다가 깨달았다. 모든 문제의 본질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 예수라는 것을. 가짜는 교회가 아니라 나였다."

-기자와 목사 어떻게 다른가.

"내게 기자와 목사는 연결 선상에 있다. 돌이켜보면 기자는 목사가 되기 위한 훈련이 아니었나 싶다. 사건 기자 시절에 보고들었던 바닥인생은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고 카메라 앞에섰던 앵커 시절 경험은 수천명 교인 앞에서의 설교에 큰 도움이 된다. 또 유명세를 누려봤기에 공명심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내려놓기가 어렵지 않았나.

"내려놓음이라는 말은 옳은 표현이 아니라고 본다. 떨어트림이 맞다. 예수와 복음이라는 더 좋은 것을 잡으면 이미 손에 쥐고 있던 것들은 자연히 땅에 떨어지지 않겠나. 어렵지 않았다."

-신학 공부는 언제 했나.

"2003년부터 2007년까지 4년간 보스턴 고든 콘웰에서 공부했다. 신학을 하겠다고 결심한 뒤 대표로 있던 iMBC에 사표를 냈다. 상장되기 1년전이었다. 스톡옵션과 보장된 사회적 혜택을 버린 셈이다. 다들 나보고 정상이 아니라고 했다."

-주변의 만류는 없었나.

"나를 교회 가게 만든 아내가 가장 크게 반대했다. 돈 벌어서 장로하라고 교회 다니자 했더니 돈 못버는 목사가 되려 한다고."

-후회하지 않나.

"태양의 따스함을 아는 사람이 촛불에 만족할 수 있겠는가. 신앙을 가지게 된 것은 내게 가장 큰 축복이다."

-목사가 되지 않았다면.

"아마도 정치인이 됐을 터다. 그것도 교회를 타도하는 선봉에 선 정치인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웃음)"

-목회를 경험한 소감은.

"신학을 하고 나니 교계 내부의 문제점이 더 눈에 많이 들어온다. 언론인으로서 가짜를 가려내는 것은 본능에 가깝다. 가짜를 만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비판보다 인내와 포용심으로 품으려한다."

-새해 CGN의 목표는.

"아랍어 선교 방송을 새로 시작하려한다. 1개 언어 선교방송을 하기 위해 100만달러의 초기자본이 필요하다. 고민중이다. 한국의 2012년 디지틀 방송 전면교체에 대비해 방송기자제를 갖추는 것도 올 한해 내게 맡겨진 도전이다."

-한인들에게 신년 인사를 한다면.

"교회에 다닌다는 것은 내 중심으로 일관된 삶의 패러다임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매일 개혁하고 깨어있는 삶으로 승리하시길 바란다."

정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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