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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감·행복감 주는 자연에 다가선다

사막과 숲, 하늘과 구름, 길가 등 풍경 담아
흑백사진 고집…인물사진 통해 휴머니즘 그려

사진작가 박준은 1956년도 서울에서 출생했다. 사진 공부를 하기 위해 1983년 뉴욕에 온 뒤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다. 뉴욕 사진아트센터스쿨에서 사진 공부를 했다. 현재는 뉴욕시 자메이카에 거주하면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박씨는 그동안 서울과 뉴욕, 도쿄, 오사카 등지에서 20차례가 넘는 개인전을 가졌고 그보다 훨씬 많은 그룹전에 참가했다. 최근에는 뉴욕중앙일보에서 개최한 중견작가 15인전에 참가해 작품을 선 보인 바 있다. 최근에는 뉴욕을 중심으로 한국과 중국 등지를 오가며 전시회를 갖고 있다.

현재는 올드태판 뮤직 앤 아트센터에서 사진을 가르치고 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한인 사진작가 중 한 명이라고 할 수 있다. 박씨는 왕성한 활동만큼이나 상도 많이 받아 코리안아메리카 미술인상 버겐카운티 파크아트 페스티벌 1등상 등을 수상했다.

박씨가 미술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사진이 자신의 생명이나 운명에 대한 집요한 추구를 만족 시킬 수 있는 중요한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박씨는 이에 대해 “내가 사진을 택한 것은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끓임 없는 나쁜 일에 대한 호기심을 잠재울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종교가 그런 나의 마음을 잠재워 주지 못했다. 나는 무엇인가 내가 몰두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결국 나는 사진에 입문하면서 사진을 찍는 작업을 통해 내 인생에서 무엇인가 진정으로 몰두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됐다. 사진은 나에게 어떤 의미에서는 구원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의 작품은 흑백사진을 전통적인 방법으로 작업하고 있다. 2008년부터는 네거티브를 스캔하고 잉크젯 프린터를 통해 실버젤라틴(은염) 프린트를 병행하고 있다. 박씨는 이러한 기법을 이용해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인화지에 담고 있다.

그렇다면 박씨는 과연 자신의 작품에 어떤 메시지와 내용을 담고 담고 있을까. 한마디로 자연과 인간에 대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작품에서는 인간이 주제로 등장하는 것들이 많다. 보통 사람들이 이름만 들으면 쉽게 알 수 있는 유명한 인사들을 찍은 작품사진도 많다.

가수 한대수, 성악가 강미자, 한국무용가 이송희씨 등이 바로 그런 인물들이다. 박씨는 이러한 인물사진을 찍으면서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성실한 자세를 견지한다. 그의 인물들은 하나 같이 깊은 내면을 세계를 드러내고 있다.

박씨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아내 황연니씨를 모델로 한 ‘나의 부인 시리즈(Series from the my wife)’ 작품이 이를 잘 말해준다. 박씨는 이에 대해 “이 작품의 구성은 이민생활에 애쓰느라 일상의 탈출을 꿈꿀 시간도 없는 주위의 많은 주부, 엄마들에게 적어도 작품을 통해 꿈꿀 수 있게 해주고 싶다. 낡고 오래된 여행가방이 주는 많은 사연들과 함께 모든 여성들이 그러한 꿈을 꾸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이 사진을 찍는 바탕에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휴머니즘이 담겨 있다.

박씨는 또한 자연을 찍은 작품에서도, 인간을 찍은 인물사진에서 연결되는 나름대로의 특별한 감성을 닫고 있다. 그는 작품을 찍을 때 부인과 함께 몇 달씩 차나 텐트에서 먹고 자면서 사진을 찍을 대상을 찾아 다니는 수행자와 같이 모진 고생을 하면서 작품 촬영을 한다. 그는 시간이 나고 경제적인 여력이 생기기만 하면 미국의 남부와 서부지역은 물론 알래스카까지 자동차에 카메라 장비와 숙식 장비를 싣고 여행을 떠난다.

네바다주와 캔자스주의 사막과 숲, 하늘과 구름, 길가의 풍경 등은 보는 사람에게 어디론가 떠나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그러한 장면들은 모진 고생을 통해 사진 위에 얹혀진 것이다. 그가 부인과 함께 촬영 여행을 하면서 겪은 일들은 두꺼운 책으로 펴내도 다 설명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한마디로 그는 매우 성실하고 진지한 사진작가다.

그는 프로로서의 자세를 통해 피사체인 인간과 자연에서 혼을, 자연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끌어내는 작품을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 자세는 박씨가 늘 사물을 볼 때 그 대상의 안에 담겨 있는 본질을 보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박씨는 자신의 사진작품의 대상이 되는 피사체를 보는 자세를 이렇게 표현한다.

“나는 사진을 찍기 위한 대상을 볼 때 다양한 시각에서 보는 버릇이 있다. 예를 들어 인간이 만든 중국의 만리장성을 바라 볼 때 그곳의 웅장한 아름다움을 보기보다는 그곳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민중들이 희생되었을까 하는 것을 생각한다. 하지만 자연은 다르다. 자연은 민중의 희생이 꼭 필요도 없이 자연 그대로 우리에게 신비감과 행복감을 준다. 나는 이 사실을 몸과 마음으로 깨닫고 자연을 소재로 작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연에 부단히 가까이 가려고 노력했다. 이제 자연을 체험하고 도전하는 일은 나의 삶의 전부가 되었다.”

박씨는 이러한 작품을 통해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이상을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라는 특유의 예술관을 피력한다. 박씨는 “나는 작품을 통해 높은 이상과 쓰레기 같은 현실의 폭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현실적으로 힘들고 외로운 이민생활과 너무 멀리 있는 이상의 세계를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연결하고 있다. 나는 이러한 사진 작품을 통해 나의 이상을 구현하고자 한다.”

박종원 기자 jwpark88@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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