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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을 빛낸 스포츠 스타-5] 한국 프로야구 간판 이대호

빅리그에도 없는 9경기 연속홈런 신기록

한국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4번 타자 이대호(28.사진)는 올해 메이저리그에서도 찾을 수 없는 9경기 연속홈런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또 한국 프로야구 첫 타격 7관왕이라는 위업을 이뤘다.

지난 8월 초 신문 지면과 방송 인터넷은 '이대호가 또 때렸다'는 내용으로 도배됐고 프로야구를 모르는 이들도 이대호라는 거포가 있다는 이름 석자는 알고 살았다. 이대호의 홈런 행진은 8월 4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 경기에서 시작돼 같은 달 14일 광주구장에서 치러진 KIA와 경기까지 무려 9경기나 계속됐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켄 그리피 주니어(시애틀 1993년)와 단 매팅리(뉴욕 양키스 1987년) 대일 롱(피츠버그 1956년)이 기록한 8경기가 최장 기록이다.

그 때문에 이대호의 홈런 행진은 달성 전부터 '세계신기록'이라는 말로 자주 수식되면서 더 큰 기대를 부풀렸다.

한국 투수들의 전반적인 수준이 해외 리그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수치를 바로 비교해 세계기록을 따질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홈런을 치라고 일부러 던져주더라도 작성하기 어려운 기록을 실전에서 세웠다는 사실은 고도의 기술과 집중력이 빚어낸 위업이라는 평가가 압도적이었다.

이대호에게 홈런을 맞은 투수는 김선우(8월 4일) 임태훈(5일 이상 두산) 정재원(6일) 안승민(7일) 류현진(8일 이상 한화) 배영수(11일) 안지만(12일 이상 삼성) 아퀼리노 로페즈(13일) 김희걸(14일 이상 KIA)로 수준급 투수가 즐비했다.

세계기록이 작성된 14일과 홈런 불발로 기록행진이 끝난 경기가 열린 15일에는 세계기록의 위업이 담겨 고가에 팔릴 수 있는 홈런볼에 눈독을 들이는 관중까지 잠자리채를 들고 설치면서 열기를 더했다.

한국 야구에서는 앞서 2003년 이승엽(당시 삼성)이 아시아홈런왕에 도전할 때 관중이 외야에 구름처럼 몰려들어 잠자리채를 휘날리는 진풍경이 연출된 적이 있었다.

강타자 이대호는 시즌이 폐막할 때는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개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면서 만능타자로서 다시 야구사에 새 기록을 써냈다.

그는 홈런 44개 안타 174개 타율 0.364 타점 133개 득점 99개 장타율 0.667 출루율 0.444를 기록해 타격 7관왕에 올랐다. 타격 7관왕은 국내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이후 29년 만에 처음이고 앞으로도 당분간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34년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 교타자로 꼽히는 타이 콥이 유일하게 1909년 타격 8관왕에 올랐고 1922년 로저스 혼스비를 포함한 세 명이 7관왕이 된 게 전부다.

이승권 기자 sg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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