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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을 빛낸 스포츠 스타-2] 김연아

밴쿠버 올림픽 '금'으로 그랜드 슬램 달성
오서코치와 이별…내년 3월 세계선수권 겨냥

지난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이 펼쳐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 전 세계 피겨 팬은 숨을 죽이고 새로운 '올림픽 피겨 여제'의 탄생을 지켜봤다.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최고점인 78.50점을 받아낸 김연아(20.사진)가 링크에 모습을 드러냈다. 1만5000 관중의 열렬한 박수가 끝나자 조지 거쉰 작곡의 '피아노 협주곡 F장조'가 흐르기 시작했다. 이에 맞춰 김연아는 물 흐르는 듯 매끄러운 연기를 펼쳤다.

완벽한 공연을 펼친 김연아는 끝내 링크에서 펑펑 울음을 터트렸다. 동계올림픽 피겨에서 처음으로 한국에 금메달을 안기는 순간이었다.

#사상 첫 220점 신기록

키스앤드크라이존으로 돌아간 김연아는 자신의 점수를 확인하고 다시 한 번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150.06점. 2009년 10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역대 최고점(133.95점)을 16.11점이나 뛰어넘었다. 쇼트프로그램 점수를 합한 종합 점수는 228.56점이나 됐다. 신채점제(뉴저지시스템)가 도입된 이후 여자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220점을 넘겼다. 2위 아사다 마오(일본. 205점.50점)를 무려 23.06점차로 압도했다.

#여자 첫 그랜드 슬램

아울러 김연아는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4대륙선수권대회 그랑프리 파이널까지 모두 석권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7살 때 처음 스케이트 부츠를 신은 김연아가 열악한 빙상 환경 속에서도 줄곧 그려온 '금메달의 꿈'을 마침내 완성하게 된 것이다.

#국민적 환호와 외신 극찬

김연아가 여자 피겨의 역사를 새롭게 쓰면서 올림픽 정상에 오르자 전 국민은 뜨겁게 환호했다. 김연아의 모교인 군포수리고 학생들은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고 밴쿠버의 교민들은 "한국 만세"를 외쳤다. AP통신은 "피겨스케이팅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연기 중 하나"라고 극찬했고 아사다 마오를 배출한 일본의 언론도 "완벽하고 압도적인 연기였다"고 김연아의 승리를 100% 인정했다.

#이별의 아픔과 성숙

김연아는 이어 3월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긴장이 풀린 듯 은메달에 그쳤다. 하지만 김연아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식지 않았고 지난 10월에는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여성스포츠재단이 제정한 '올해의 스포츠우먼'에 뽑히는 감격을 누렸다. 김연아는 또 22일 발간되는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포토 에세이 '올해 기억에 남는 10대 선수에도 선정됐다. 세계선수권대회를 끝으로 아이스쇼 등에 출전하며 숨을 고르는 김연아는 지난 8월 전 코치 브라이언 오서와 헤어지면서 진통을 겪기도 했다.

#내년 3월 '영광의 재현'

지난 10월 미셸 콴 가족이 소유한 LA의 이스트웨스트 아이스 팰리스 링크에 둥지를 튼 김연아는 새 코치로 피터 오피가드를 선임하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목표는 내년 3월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공백이 큰 탓에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김연아는 차분하게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캐나다로 돌아 가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과 작업을 통해 쇼트 프로그램인 '지젤'과 프리스케이팅 '오마주 투 코리아' 등을 마련하고 정상을 확인하기 위해 구슬땀을 쏟고 있다.

이승권 기자 sg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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