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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무는 한인 사건 해부-1] 왜 유독 연말에 많은가?

"남들은 행복한데…" 상대적 박탈감으로 '극한 선택'
세밑에 스트레스 더 심해
외로움과 압박감 조절 못해
우울증·조울증 환자 더 위험

행복해야할 시기인 연말에 왜 유독 사건·사고가 몰리는지 그 이유와 또 자살·살해 사건의 가해·피해 주요 연령대로 지목되는 40~50대의 이야기를 2편에 나눠 소개한다.

행복과 즐거움을 '누려야만 할 것' 같은 연말연시는 어떤 사람들에게 더없이 힘들고 외로운 시기다. 위기에 놓인 사람에게 이 시기는 상대적 박탈감이 최고조에 달한다. 나 이외에 다른 사람은 모두 행복한 것 같고 따라서 자신의 처지에 대한 연민만 증폭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외로움과 압박감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할 경우 자포자기 심정으로 극단적인 사건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연말에 발생한 한인들의 자살 살해 사건은 적지 않다. 지난달 말에는 뉴저지에서 한인 오모(55)씨가 이혼과 실직 등의 어려움을 겪다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LA의 유흥업소에서 근무하던 20대 한인 여성이 처지를 비관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비슷한 시기 뉴욕의 한 주택 지하실에서는 경기침체로 실직해 실업자로 살아가던 김모(42)씨가 봉사기관들에서 운영하는 셸터를 전전하다가 끝내 목숨을 끊었다. 2007년 12월엔 글렌데일에서 한인 김모(45)씨가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사례도 있다.

전문가들은 최영무씨 사례도 이 같은 사건들과 연속선상에 있다며 시기적 요인에 큰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경 임상심리학박사는 "최씨가 계속되는 사업실패와 이혼.배신.채무관계 등 인간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 채 고립돼 종국에는 죽음을 선택하는 상황으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을 맞아 심적인 불안상태가 극도로 고조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성실했던 것으로 알려진 최씨였지만 거듭되는 불행으로 인해 '다 너 때문이야'식 태도로 변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우울증이나 심적 압박을 받고 있던 사람들이 연말에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이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스트레스가 극단적 선택을 내리는데 일종의 도화선 역할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카이저병원의 수잔 정 정신과 전문의는 "우울증은 그나마 낫다. 우울증의 자살 시도는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힘드니 도와달라'는 신호의 의미로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문제는 조울증이다. 조울증의 경우 총으로 쏘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져 극단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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