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새고 넘어지고…한인타운도 '물난리'
일부 음식점 천정 누수 영업 지장
물기로 미끄러워 낙상 사고 주의
개인차량 없는 노인들 '방콕' 신세
지난주 금요일부터 오늘(22일)까지 남가주 전역을 흠뻑 적시고 있는 폭우로 인해 주민들이 때아닌 고생을 겪고 있다. 비가 그립고 낭만인 남가주이지만 너무 많이 오고 있기 때문이다.
▶'물이 새요'
LA한인타운 내 일부 음식점들은 천정에서 새는 물 때문에 건물주와 때아닌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뚝뚝' 빗물이 떨어지니 미관상 좋지 않은데다 심지어 빗물이 떨어지는 부분이 테이블 위면 장사에도 지장이 있기 때문이다. 음식점 업주들은 '개점휴업'을 막기 위해 발빠른 보수를 요구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8가와 버몬트 인근 몰 내 한 음식점 같은 경우 천정 여기저기서 새는 빗물을 양동이에 받느라 정신이 없다. 새는 곳이 너무 많아 빈 반찬통까지 사용될 정도다. 조앤 씨는 "매년 비오는 시즌이면 거치는 연례행사나 다름없다"며 "작년에 천정 보수공사를 해줬는데도 또 물이 새니 할 말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미끄러워 꽈당'
은행.마켓 등 건물에서는 미끄럼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물기로 인해 바닥이 미끄럽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오후 타운 내 한 건물에서는 50대 한인 여성이 걸어가다 미끄러운 바닥에 엉덩방아를 쪘다. 다행히 특별한 부상은 없었지만 큰 사고로 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바닥이 미끄러워도 '미끄럼 경고' 문구나 표지판이 설치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법정소송 등 문제가 커질 수 있다.
브래드 이 변호사는 "비오는 날이 지속되면 건물 등 미끄러운 바닥에 넘어져서 소송을 제기하는 'Slip and Fall' 케이스가 늘어난다"며 "보통 물이 고인 주차장을 걸어가다 넘어지는 등 미리 위험부담감을 알고 한 행동에 따른 피해는 소송에서 이길 확률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노인들 '감옥생활'
개인차량이 없는 대다수 노인들은 하염없이 내리는 비에 '방콕' 신세다. 아파트 안에만 있으려고 하니 좀이 쑤시고 답답하기도 하지만 외출 할 염두가 나질 않는다. 지난주엔 오랜만에 내리는 비가 반가웠지만 지금은 지겨울 뿐이다.
또 자칫 쌀쌀한 날씨에 비를 맞고 감기나 걸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앞선다. 타운 내 아파트에 사는 이숙자(68)씨는 "비가 참 끈질기게도 온다"며 "장도 못보고 마실도 못나가고 요즘은 그냥 방 안에만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비는 22일까지 내릴 예정이며 23일부터는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보됐다. 하지만 낮 최고기온은 50대 후반에 60대 초반으로 쌀쌀한 날씨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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