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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의 향기] 기도는 가장 좋은 태교(1)

전달수 안토니오 / 성 마리아 성당 주임신부

배가 불룩한 여성들이 찾아와서 "신부님 기도 좀 해주세요. 한 달 남았습니다"라고 부탁할 때가 있다. 대단히 겸손한 태도로 청하는 자매들의 그 원의를 거절할 수 없다. 그러면 산모와 태아를 위해 특별히 축복의 기도를 해준다. 그리고 그 자매들에게도 태아를 위해 기도하라고 말해주며 미사 중에는 그리스도인다운 태교를 강조하여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음악을 들으며 좋은 생각을 하고 싸우거나 남을 미워하지 말며 용서하고 화해하며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노력하고 작은 미물이라도 함부로 살생하지 않으며 특별히 기도하도록 설교할 때도 있다.

뱃속에 든 아이가 총명하고 착한 아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한 아이로 태어나길 바라는 모든 부모의 바람에서 비롯된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이를 태교라 하여 그 중요성을 임산부들에게 가르쳐 왔고 오늘날에도 그 중요성은 변함없이 전수되고 있다. 더군다나 요즈음은 과학 특히 뇌파의 연구로 이를 입증하여 많은 임산부들에게 적극 권장을 하기도 하니 세상이 좋아졌다고 하겠다.

태교가 이렇게 중요하니 성경에도 그 중요성이 언급되어 있을 정도이다. 삼손은 하느님의 능력으로 20년 간 동족을 구한 영웅이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하늘의 작용을 강하게 받았는데 잉태되기 전 천사가 삼손의 어미에게 "네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으리라. 이제부터 몸을 조심하여 포도주나 소주를 마시지 말고 부정한 것을 일절 먹지 마라"(판관기 13 3-4절) 하였다.

성경만이 아니다. 지혜로웠던 우리 선조들도 태교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가르쳐왔다. 태교신기라는 책은 전체가 여기에 관한 것으로서 이 책의 한 구절만 보아도 태교의 중요성을 능히 알 수 있다. '사교십년미약모시월지육'(師敎十年 未若母十月之育) 즉 '스승의 10년 가르침이 어미가 배 속에서 열 달간 가르친 것만 못하다'는 구절이다. 이는 조선 후기 특히 사대부 집안에서 사용되던 태교 지침서다. 그런가 하면 논어에도 태교의 중요성을 논하고 있을 정도다. '생이지지자 상야 학이지지자 차야 곤이학지 우기차야'(生而知之者 上也 學而知之者 次也 困而學之 又其次也). 나면서부터 저절로 아는 사람이 최고요 배워서 아는 사람은 그 다음이며 막힘이 있어 배우는 자는 또 그 다음이라는 말이다.



이것이 태교의 비밀이다. 주위를 보면 별로 노력하는 것도 없는데 술술 일을 잘 풀어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보통 사람들보다 머리가 더 좋은 것도 '생이지지자'로서 부모가 태교에 성공한 사람이 아니겠는가? 이렇게 보면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느라고 많은 돈을 투자하며 부모 아이 모두 고생하기보다는 아이를 가졌을 때 집안 사람들과 특히 부부가 좋은 아이를 갖기 위해 위에서 언급한 것들을 실천한다면 훨씬 효과적이지 않을까?

평소에 나는 결혼한 부부들이 아이를 갖게 되면 태교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특히 혼인을 주례한 경우에는 부부들에게는 더 자주 일깨워 주곤 하는데 내가 강조한 태교는 태아를 위해 기도를 꾸준히 하고 그리스도인 사랑을 실천하라는 것이다.

많은 부부들이 태아를 위해 여러 가지 좋은 일들을 하면서도 태어날 아이를 위한 기도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말을 잘 듣고 실천한 부부들은 예외 없이 모두 좋은 아이들을 출산하여 그리스도교적 태교의 방법이 성공적임을 알게 되어 흐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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