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과 납세 그리고 국가 [김태환 회계사의 세무노트]
지금 대한민국은 천안함 사태와 잇따른 연평도 도발로 인해 어수선한 모양새다. 정부는 정부대로 천안함 침몰 당시 철저한 응징과 재발 방지를 외쳤던 큰소리가 공허한 빈말이 되어버린 꼴이고 국민은 국민 대로 연이은 인명 피해와 직접적인 포격에 의한 한국 영토의 유린에 충격과 불안,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듯 하다.수많은 한국인들이 한국을 떠나 살아가고 있고 가장 많은 수의 교포가 살고 있는 미국의 경우만 보더라도 국적이 한국이냐 미국이냐를 떠나 같은 언어와 사고, 문화를 공유 하며 살아가는 이상 이미 대한민국은 단순한 태평양 바다 건너 나라가 아닌 우리의 조국이자 고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한국 에서 군 복무 시절에 나는 주요 군사 시설들을 적의 전폭기로부터 방어 하는 지대공 미사일 부대에서 근무 했었다. 꿈에 그리던 전역을 앞둔 94년의 가을을 잊을 수 없는건 기다리는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학업을 지속 할 수 있다는 20대 초반의 꿈 많은 혈기 때문만은 아니었는데 하루가 멀다 하고 ‘서울 불바다’ 를 외치는 살벌한 북한 대표들의 모습이 TV 화면을 메우던 그 당시, 끊임 없는 반복 훈련 으로 숙지 해 온 적기와 조우 하고 그들과 실제로 전투를 벌이는 상황이 발생 할 것이라는 긴장 속에서 하루하루가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적기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 하는 상황은 오지 않고 무사히 전역은 할 수 있었지만 거진 2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아주 가끔씩은 싸이렌 소리에 놀라 허겁지겁 포상에 올라 발사대와 조준경을 움켜잡고 아군을 공격하는 미그기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 하는 꿈을 꾸곤 한다.
웃지 못할 일은 그런 꿈을 꿀 때면 어찌나 그리 현실과 분간이 안될만큼 생생 하기만 한건지 군화나 때로는 슬리퍼 차림으로 뛰어 올라가는 내 발에 밟히는 흙과 풀들의 느낌, 슬리퍼 사이로 튀어 들어오는 흙의 느낌 까지도 현실의 그것과 조금도 차이가 없는, 말 그대로 현실 그 자체였다.
이렇다 보니 공습을 받는 꿈을 꾸고 나면 온몸이 땀에 젖은채 몸부림을 치다가 깨곤 했는데 때로는 적기를 명중 시켜 환호 하기도 하고 적의 미사일에 포상이 박살나 내 몸뚱이가 날아가 땅에 내동댕이 쳐지며 깨어나기도 했다. 매번 나는 전투를 치른 셈인데 깨어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곤 했다.
비록 꿈일지라도 죽고 죽여야 하는 전투는 늘 두렵고 고통스럽기 짝이 없었는데 연평도에서 쏟아지는 포탄 속에서 반격을 했을 대한민국 국군 후배들이 대견스럽다. 그들이 생사의 갈림길 이라는 극한의 상황 에서도 반사적으로 반격을 시도 했다는 사실은 끊임 없는 반복 숙달 훈련이 없이는 쉬운 일이 아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고 이번 포격 사건 뿐만 아니라 수 차례의 서해 해전 에서도 그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대한민국의 늠름한 국군 후배들은 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 그들 자신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 중이다.
국방의 의무는 비단 한국인만의 몫은 아니며 한국, 미국이 따로 없고 징집이냐 아니냐의 차이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국민과 국가가 져야 하는 책임과 의무는 그 차이가 없다고 보는데 이 모두를 가능하게 하는건 역시 국민의 세금인 셈이다.
‘실과 바늘’ 이라는 우리말이 바로 세금의 실을 국토방위의 바늘에 꿰어 사용되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적절한 비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국방은 결국 ‘납세의 의무’ 라는 양분을 먹고 자랄 수 밖에 없고, 그렇기에 국민이 납세의 거름 으로 국방을 키워 나갈때 국가는 외부나 내부의 적으로부터 국민과 영토를 보호 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음을 선언 할 수 있다.
▷문의: 213-365-1935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