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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과 전쟁 벌이는 인류…미래가 어둡다

항생제 안듣는 '수퍼 박테리아' 한해 약 10만명 감염질환 사망
개발 시들하고 남용 문제 많아…전문가·일반인 새로운 인식 필요

인간이 세균과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이런 물음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고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 인터넷판 최근호가 보도했다.

UCLA 의과대학의 브래드 스펠버그 교수는 인간과 세균의 싸움에서 승리의 추가 세균 쪽으로 기울어질 수 있다고 믿는 학자들 가운데 하나이다. 그는 "감염질환을 항생제로 다스리기 어려운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인간은 약 60년 전 개발된 페니실린의 실용화를 계기로 세균과 전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는 듯 했다.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던 각종 감염질환은 알약 몇 개에 의해 제압되곤 했다. 감염질환은 병처럼 취급하지도 않는 풍조까지 생겨났다. 그러나 세균들의 패퇴는 확정적인 것이 아니었다.

세균들은 더욱 단련되고 무장된 형태로 변신해 인간들을 역습하고 있다. 어떤 항생제에도 잘 듣지 않는 '수퍼 박테리아'의 출현이 대표적이다. 마치 공상과학영화에서 적이 쏜 총알을 받아들여 되쏘는 것과 같은 일들이 실제로 오늘날 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다.

스펠버그 교수는 미국에서만 한 해에 대략 10만명이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감염으로 사망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간다면 항생제가 암 치료약과 비슷한 약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부작용은 크고 치료를 보장할 수 없는 약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생물학자들은 인간과 세균의 싸움을 다세포 생물과 단세포 생물의 대결로 종종 묘사한다. 복잡하기 짝이 없는 인간과 같은 다세포 동물과 때론 핵의 존재조차도 명확하지 않은 박테리아라는 단세포 생물의 다툼이 양자간 전쟁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수백 만년 이상에 걸친 이 싸움에서 인간이 세균을 압도한 역사는 반세기 남짓한 기간에 불과하다. 오늘날의 인류는 세균과의 전쟁이란 맥락에서 보면 매우 예외적인 시기에 살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인간이 최근 들어 여러 측면에서 세균에 밀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새로운 항생제를 찾으려는 열기가 식었다는 점도 그 가운데 하나다.

페니실린 발견 이후 인류는 아프리카의 평원과 히말라야의 토양들을 뒤지며 열심히 새로운 항생제 소재 원료를 찾았다. 이렇게 해서 페니실린 이후 200여 종의 새로운 항생제가 등장했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이후 이런 노력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찾을만한 항생제들은 다 찾아버린 탓도 있지만 노력에 비해 크게 돈벌이가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항생제 개발이 시들해졌기 때문이다. 같은 돈과 시간을 심장병이나 당뇨병 암 등을 치료하는 약을 개발하는데 쓰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탓에 제약사들에게 항생제 개발은 항상 후순위이다. 실제로 쓸만한 항생제 1주일 분을 처방해봐야 벌어들이는 돈은 1000~2000달러에 불과하다. 이는 3~4주 계속해서 환자에게 암 치료제를 팔았을 때 벌어들이는 돈의 5~10%에 불과한 액수이다.

항생제 남용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이다. 값이 싸다는 등의 이유로 의사들은 툭하면 항생제를 처방한다. 그 것도 넉넉한 분량을 환자의 손에 안기는 경향이 있어 내성세균이 생겨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프린스턴 대학교의 보건경제학자인 라마난 랙스미나라얀은 이와 관련 전문가나 일반인 모두 항생제를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석유가 한정된 자원이듯 항생제 또한 마구 써서는 미래가 없다는 것이다. 랙스미나라얀 교수는 "석유를 아끼고 덜 쓰려는 노력과 같은 시도가 항생제에도 그대로 적용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인류는 세균과의 싸움에 종국적으로 승리를 거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창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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