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공동체' 사랑] 불교 "인연으로 밥 지어요"
종교별 식사 의미와 형태
성당 수익금으로 불우이웃돕기
이슬람 다인종모여 음식 나눠
이슬람은 독특하다. 먹지 않음으로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나눔의 의미를 되새긴다. 무슬림들은 라마단 기간중 단식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조사대상으로 삼은 LA한인타운내 사찰 성당 모스크 모두 1회용 그릇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불교=LA한인타운 사찰중 하나인 달마사에서는 매일 절밥을 공양한다. 하루 3차례 기도시간이 끝나면 누구에게나 음식을 대접한다. '절밥 인심'이라는 말은 LA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반드시 식사 시간은 지켜야 한다. 모두 함께 먹고 함께 수저를 내려놓아야 한다.
매주 일요일 점심때 가장 많이 공양한다. 평균 60명 정도다.
달마사 주지 성채 스님은 "인연으로 밥을 짓는다"고 사찰 음식을 정의했다. 연간 밥 값으로 4만 달러를 쓰고 모자라는 몫은 신도들의 보시로 채우고 있다.
절밥 메뉴는 온통 자연식이다. 달마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시금치와 숙주 도라지 고사리 가지 오이가 재료다. 양념은 냄새가 강한 마늘 양파 부추 파 등 오신채를 쓰지 않는다. 국도 육수를 내지 않고 만든다.
양념 없는 음식이 무슨 맛이 있을까 싶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 불자들의 설명이다.
이 절에서 명복보살로 불리는 한 여성 신도는 "처음에는 마늘과 파 없이 무슨 맛으로 조리를 하나 싶었지만 강한 맛이 없으면 오히려 재료 그 자체의 맛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몸에 좋은 웰빙 음식이지만 성채 스님식 표현에 따르면 금방 배가 꺼진단다. 그래서 많이 먹어야 한다.
적당량만 만들고 적량만 먹기 때문에 쓰레기도 적다. 남는 음식은 이 절에 날아드는 비둘기 몫이다.
▶가톨릭=LA의 성 바실 한인성당 신자들은 미사 후 밥을 팔아 그 수익금으로 성당 건축이나 불우이웃을 돕는 데 쓰고 있다. 성당에서 매주 200달러를 보조해주고 나머지는 신자들이 각출해 음식을 만든다. 1인분에 2달러씩 받는다. 보통 반찬 3~4가지에 국과 밥을 접시에 담아준다. 3개 조가 돌아가면서 매주 250명분을 만든다.
이 성당에서는 매년 4차례는 성당에서 전 신자에게 무료로 밥을 대접한다. 새해 첫날과 부활절 추석 등은 특별한 날이다. 신자의 절반인 600명이 함께 먹는다. 주메뉴는 떡국 비빔밥이다.
▶이슬람=LA한인타운 4가와 버몬트 인근에 있는 남가주이슬람센터에서는 매주 토요일 예배 후 신도들이 함께 점심을 먹고 커뮤니티 주민들에게 곳간도 연다. 이 모스크에서는 호프넷에서 지원받은 캔 음식을 200명에게 나눠준다.
최대 축제이자 신성한 절기인 '라마단'은 무슬림 식사 나눔의 핵심이다. 코란 2장 185절에 명시된 '라마단 달을 맞아 단식하라'는 구절을 지켜 30일간 해뜰 때부터 해질 녘까지 금식한다. 그 시간 중에는 물도 마실 수 없고 입으로 섭취하는 어떤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남가주이슬람센터 지도자 지하드 터크씨는 "라마단은 신도의 의무이기도 하지만 금식을 통해 가난한 자들의 고통을 이해하는 것이 두번째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 모스크에서는 30일간 매일 밤 금식이 끝나는 네번째 예배시간에 500~600명의 신도들이 함께 허기를 달랜다. 이 음식을 '이프타르'라고 한다.
일반 예배 후에 주는 식사는 국제적이다. 다양한 인종이 모이기 때문에 각 나라별 고유 음식이 모두 식탁 위에 오른다. 터크씨는 "샐러드 케밥 아프간 전통음식 팔라오 이란식 카레 등 이슬람 문화권 음식은 물론이고 샌드위치나 덮밥 종류도 있다"고 말했다. 밥 값은 1인당 10달러선으로 모스크가 부담한다.
정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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