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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한국인 미술가들. 107] 자연·사물·인간사 보고 느낀 대로 표현

풀·길·웅덩이·나무·하늘·초가집 등 주 소재
주로 유화…”특별한 메시지나 내용 없다”

화가 이재남씨는 1952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서 초등학교 3학년 때 서울로 올라가 수도여중고를 거쳐 홍익미대와 대학원을 수학했다. 대학원 1학기 때인 1976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미술 전문지 계간미술, 소년중앙, 학생중앙 기자로 10년 넘게 일했다.

그 후 1991년 미국에 유학 와 어학과정을 거쳐 1993년부터 1995년까지 뉴욕대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졸업했다. 현재는 맨해튼에 살면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그 동안 두 차례 개인전을 가졌고, 몇 차례 그룹전에도 참가했다.

이씨의 작품은 주로 자연의 작은 부분인 한 무더기의 풀, 작은 웅덩이, 지나다니는 길 등이다. 사람들이 무수히 스치고 지나다니던 것들이고, 또 너무 작고 익숙해서 기억도 잘 안하게 되는 주변의 작은 모습(풍경)들인데, 이들에 대한 기억과 애정을 화폭에 담은 것이다. 이씨는 이처럼 기억의 한 공간, 한 장소들을 그리는 것에 대해 어린 시절 시골서 자란 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고, 어려서 느꼈던 것들이 지금까지도 살아있고 강하게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시골서 자랄 때의 기억들이 생생하게 마음 속에 살아있다. 그것이 잊혀지지 않는 것들이다. 소소한 일상에서 무수히 접했던 주변의 공기, 길, 풀 등의 느낌, 자유로움과 편안함, 그저 그 땐 모르고 지내왔던 그런 것들, 그리고 시와 소설 작품을 읽고 좋았던 느낌, 나는 그런 것을 그린다. 그저 편안한 선이라든지, 자유로운 선이라든지, 색감이 주는 느낌, 붓 터치와 빈 화면, 하다 만듯한 느낌 등, 그냥 그때 그때 나오는 느낌을 표현해 보거나 느껴보기 위해서다. 풀과 길, 웅덩이, 나무, 하늘, 초가집, 공기는 물론 선들대는 바람 등 나는 이런 것을 좋아한다.”

이씨는 이를 주로 캔버스에 유화로 그린다. 그러나 하드보드나 종이 위에다 그린 그림도 적지 않다. 이씨는 그릴 때 기름진 린시드 오일은 많이 쓰지 않고, 테레핀을 많이 써서 맑은 느낌을 주려고 노력한다. 이씨는 이러한 가볍고 빠르게 자신의 내면세계를 드러낼 수 있는 재료를 바탕으로 즉흥적이고 빠른 속도의 그림, 덧칠을 여러 번 하거나, 오래 그리고 그림이 아닌, ‘그리다 만 듯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의 그림 상당수는 동양화처럼 여백이 남아 있기도 하고 붓의 획이 미숙하거나 거친 것 같기도 하고, 순진한 것 같은 느낌도 준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작가가 자연과 사물, 인간사를 보고 느낀 감정과 기억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씨는 이러한 자신이 나타내고자 하는 것을 스스로 ‘숨 쉬는 것, 호흡하는 것, 선들거리는 것, 쉬는 것, 생기를 불어 넣는 것’으로 풀이한다.

“내가 어렸을 때 살던 집, 바깥 마당에서 보면 그 앞에 벼, 보리, 밀, 논, 밭, 그 뒤로는 산이었다. 이런 시골에서 살았는데, 그 때 마당에 앉아서 앞을 보던 나를 지금도 나는 본다. 그 때 내 앞에 있던 풍경, 공기 등 이런 것들, 그 때 할머니와 걸었던 집 앞 길, 밭과 논길, 감나무와 밤나무, 풀과 길. 또 숨 쉬고, 휴식하고, 호흡하고, 공기를 느끼고, 바람이 선들거리고, 향기 나고. 나는 이런 것을 느끼고, 좋아하고 그린다.”

그러면서 이씨는 자신의 시각을 계속 다양하고 깊게 연구 표현하고, 계속 생각해 나가는 것을 통해 자유를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내 작품에서 메시지나 내용은 뚜렷이 없다. 그저 그리고 싶은 대로 그렸다. 사실적이고 구상적인 형태의 힘과 추상표현 세계의 매력 등 두 가지를 모두 자유롭게 하고 싶은대로 하고 싶다. 누구에게 무엇을 전달하겠다는 목적은 없다. 그저 그림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보는 것이고, 내가 느끼는 어떤 것을 되살려 기억해 내서 다시 느껴보고, 만나보고 싶은 그것에서부터 그리기 시작한다. 그림을 그리면서 자유롭고 계속 생각해 나가는 것, 나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표현하고자 하는 것, 그림을 그리면서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 좋다.”

박종원 기자 jwpark88@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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