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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가이드<2> 8스트릿 키친

전직 디자이너가 만든 맛과 멋
한식에 프렌치 테크닉 도입…‘작은 요리’ 메뉴 포커스

630 레스토랑 가이드<2> 8스트릿 키친

전직 디자이너가 만든 맛과 멋
한식에 프렌치 테크닉 도입…‘작은 요리’ 메뉴 포커스


스튜디오에서 텍스타일과 그래픽 디자인을 하다가 주방에서 삶의 새로운 챕터를 시작한 요리사가 있다. 맨해튼 뉴욕대학교 인근의 한식당 ‘8스트릿 키친(8th St. Kitchen)’을 지휘하고 있는 주방장 우보경(53)씨다.
전업화가인 남편 최성호씨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보고 디자인(Bogo Degign)’이라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22년간 운영해온 그녀가 갑자기 식당 대표 겸 요리사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두 아이 지훈(21·카네기멜론대)과 지환(20·인디애나주립대)을 보내고 나니 무언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서울에서 태어나 궁중음식에 일가견이 있던 외할머니의 어깨 너머로 요리를 배운 우씨는 1980년 뉴욕에 와 프랫인스티튜트와 동 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과 패키지 디자인을 전공했다. 프랫 재학 중 어느 날 국제학생들의 음식 축제가 벌어졌다. 미 주류사회에 김치는 물론 불고기와 비빔밥조차 낯설었던 그 시절, 최씨는 기숙사 주방에서 손바닥만한 도마와 치즈 나이프로 갈비와 녹두빈대떡을 만들어내 히트를 쳤다.
1986년 프랫 동문 최씨와 결혼한 후 종종 손님을 초청해 조그만 잔치를 열었다. 손님들은 최씨의 정갈한 음식 맛과 작품 같은 프리젠테이션의 멋에 찬사 일색이었다. 이때 우쭐거리던 최씨는 아들 둘을 대학에 보낸 후 빈 둥지에 머물며 우울해하지 않았다. 제2의 삶을 위한 비상의 날개를 퍼덕였다고나 할까.
우씨는 ‘모모푸쿠 제국’의 요리사 데이빗 장을 배출한 프렌치컬리너리인스티튜트에 등록해 10개월간 프랑스 요리 테크닉을 마스터했다. 교수와 학생들은 음식에 컬러와 구도까지 도입한 최씨의 시각적인 상상력과 창의성에 찬사를 보냈다.
최씨는 피아노를 전공한 후 한인타운의 3플로어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여동생 우윤희씨와 의기투합해 한식당을 열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두 자매는 32스트릿 K타운을 벗어난 그리니치빌리지에 모던한 레스토랑 8스트릿 키친을 오픈했다. 앤드류 장 스쿨오브비주얼아트 교수가 운영한 한식당 ‘산마루’가 있었던 그 자리다. 여기에 3플로어카페 매니저이자 프렌치컬리너리인스티튜트 출신 김정민씨가 가세했다.
8스트릿 키친의 모토는 ‘예쁘고 정갈한 음식, 친절한 서비스’다. 55석의 아담한 공간 한쪽 벽은 장작으로 메워졌고, 다른 벽은 벽돌, 모던한 인테리어가 감각적이다.
“주 요리와 반찬을 한꺼번에 놓고 먹는 K타운의 상차림에서 벗어나 눈, 코, 그리고 입으로 감질날 정도로 서서히 즐기는 식사 문화를 지향합니다.”
스페인의 타파스(tapas)처럼 애피타이저 정도의 양을 서빙하는 ‘작은 접시(small plate)’에 주안점을 두었다. 찬 요리로는 새우와 게살이 들어간 샐러드말이($7) 표고버섯, 호박을 넣은 두부 샌드위치($8), 뜨거운 요리로는 새콤달콤한 팝콘 치킨($7), 불고기 밀쌈($11), 오징어 매운 양념구이와 크림소스를 얹은 오이·파 샐러드($12)가 눈길을 끈다. 이들은 말벡, 멀로 혹은 소비뇽 블랑의 안주로 즐길 수 있는 첫 번째 코스의 ‘작은 요리’들이다. 모두 먹기에 아까울 정도로 예쁘게 테이블로 안착한다.
한식에서 바비큐가 빠질 순 없다. 주방의 숯향에 그윽하게 그을려 나오는 육류로는 숯 불고기($18), 소갈비($19), 돼지불고기($16), 닭불고기($15)가 기다리고 있다.
점심 때는 뚝배기에 나오는 육개장($12) 김치찌개($10) 순두부찌개($11) 중 택일해 이천쌀로 지은 흰밥 위에 흑임자 고명이 우아하다. 우씨의 키친에는 MSG가 없다. 계절 과일을 갈아서 맛을 내기 때문이다.
올 여름엔 한인타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비빔국수 트리오도 메뉴에 선보였다. 과일과 겨자 소스, 고추장, 그리고 간장과 참기름 소스의 3종 비빔국수는 안타깝게도 겨울철엔 동면할 예정이다. 대신 지난 8일부터 겨울 메뉴에 찜갈비($14), 갈비 떡볶음($14), 호빵만두($9)가 ‘키친’에 데뷔했다.
첼시에 사는 중견화가 김정향씨는 벌써 ‘키친’의 메뉴를 거의 마스터한 수준의 단골이다. 양보다 질, ‘빨리빨리’보다 느긋한 식사를 원하는 이들을 위한 다운타운의 우아한 한식당이다. www.8stkitchen.com.
▶8스트릿 키친:22 West 8th St.(bet. 5th & 6th St.) A, B, C, D, E, F 타고 West 4St. 하차. 212-477-7755.
박숙희 기자
suki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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