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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아의 오페라 일기 (4)] 그날 이후, 공항의 해프닝

소프라노 이윤아의 오페라 일기<4> 그날 이후, 공항의 해프닝

그날 이후, 공항의 해프닝

여행을 자주 하다보니 공항에서 일어나는 해프닝들이 많다. 2001년 9월 11일 이후로 공항 안전검색이 강화된 이후로는 공항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길어졌다. 미국을 거치지 않고 다니는 여행과, 미국에서 출도착을 하는 여행과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몇 년 전 여름 유럽에 갔을 때의 일이다. 타국에서 한달 이상 체류할 때는 늘 한국식 양념을 가지고 다닌다. 그때도 밀폐된 작은 용량의 고추장과 된장을 가지고 여행했었다. 예전과는 달리 액체나 크림 종류는 3온스 이상의 든 용기를 가지고 갈수는 없게 되어 있다. 다만, 체크인하는 가방에 넣어 갔을 때는 문제가 없지만, 비행기안으로 가지고 들어가는 가방에는 넣고 갈 수 없는 법이 새로 생긴 것이다,
이 법이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었던 때라 그만 깜박 잊고 고추장과 된장을 컴퓨터 가방에 넣고 비행기 안으로 가지고 들어 가려고 했다. 뉴욕에서 쥬리히로 가서 다시 독일 하노버로 가는 길이었다. 다행히 뉴욕에서 쥬리히로 가는 국제선 8시간 비행 전에는 검색에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쥬리히에서 경유해 다시 1시간 반 독일로 가는 작은 비행기로 갈아 타는 곳에서 검색을 다시 했는데, 그만 검색원들에게 걸리고 말았다. 뭔지 알 수 없는 그들은 냄새도 맡아보고 흔들어도 보고 눌러도 보다가, 결국은 음식 양념이라고 말하는 나에게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앞으로 독일에서 한달 반 동안 먹고 살아야 하는 나에겐 꽤나 중요한 것이었기에, 나름대로 설명하고 사정을 해봤다. 뉴욕에서 쥬리히까지 오는 동안 아무 일이 없었던 것을 보면, 내가 테러범이 아니며 또 폭탄을 소지하고 있는 사람이 아닌 게 드러나지 않았냐고 항의해봤다. 하지만, 법은 법이고 규칙은 규칙이라는 이들 앞에서 꼼짝없이 그 자리에서 쓰레기통에 넣어야 했었다. 고추장 없이 독일 시골에서 한달 반 지낼 생각에 얼마나 화가 났었던지. 스위스의 쥬리히 공항에서는 참 일이 많았었다. 기념품으로 샀던 조그만 스위스 아미 칼이 달린 열쇠고리를 몇 개 소지하고 있었다가 모조리 빼았겼던 일도 있었다. 그 때도 항의를 했다가 오히려 테러범으로 오해를 받을 뻔까지 했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콘서트를 하고 난 다음날이다. 아침 이른 비행기를 타고 오느라 미처 아침 식사를 하지 못해서, 호텔에 있는 사과 하나를 핸드백에 던져 넣고 비행기를 탔었다. 뉴욕에 도착하기 전, 입국 신고서에 음식물을 반입하는냐고 묻는 란에 아무 생각없이 "노우"라고 표기했다. 입국 심사를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갑자기 왠 강아지가 내 가방을 바라보고 마구 짖어대는 것이다. 알고 봤더니, 마약 등을 검색하기 위해 훈련된 경찰견들이 가방을 검색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뿐만이 아니라 아무 생각 없이 군것질 찌꺼기들을 가방에 남기고 있었던 여행객들이 각자 자신의 가방을 열어 보이면서 궁색한 변명들을 해대야 했었다. 또 다시 법은 법이고 규칙은 규칙이라고, 과일을 가지고 외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것이 명백한 사실이므로 서류상으로 범죄자 아닌 범죄자가 되어버렸다. 또 다시 이런 일이 있게되면 범죄 사실과 더불어 벌금까지 내야 한다고 경고를 받았었다. 정말 사과 하나 때문에 미국에서 이런 망신을 당할 줄을 꿈엔들 알았을까.
하지만,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들을 누가 나무랄 수 있겠나? 그들의 일이야말로 조금의 실수도 용납해서는 안 되는 일이 아닌가? 다만 우리가 원망할 사람들이 있다면, 9년 전 이 미국땅에 너무나도 엄청난 참사 때문인 것을. 이렇게 저렇게 나에겐 다양한 얘깃거리도 많이 만들어 준 공항 검색장. 다음 여행지에서는 또 어떤 황당한 일들이 생겨 나를 애닯게 할건지 사뭇 궁금하기도 또 걱정스럽기도 하다. www.yunahl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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