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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인물열전] 밧세바, 다윗 왕가의 스캔들이 된 여인

이상명 교수/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사무처장

기원전 1000년경 어느 봄날 다윗은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하고 사색에 잠긴 채 궁정 옥상을 이리저리 거닐고 있었다. 그때 그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한 여인의 황홀한 알몸이었다.

이 사건이 우연을 가장한 밧세바의 유혹의 미끼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살랑대는 춘풍에 밤잠 설친 다윗의 몰래 엿보기로 인한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아무튼 그 나신에 시선이 꽂힌 순간 다윗은 욕정을 주체 못하고 시종을 다그쳐 그 여인의 신상 정보를 캐내게 한다. 그 여인은 밧세바로 엘리암의 딸이요 용맹한 군인 우리야의 아내였다. 이미 욕정의 노예가 된 다윗은 그녀를 침상으로 끌어들여 자신의 욕심을 채우고 말았다. 이렇게 하여 이스라엘 역사의 최대 스캔들이 터지게 되었다. 왕인 다윗이 밧세바와 운우지정을 나누고 있을 때 우리야를 포함한 이스라엘 전군이 암몬과의 전투에 투입되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엘리암과 우리야는 모두 다윗의 30인의 충성된 신하의 명단에 들어있는 이들이었다. 전장에서 피 흘리며 싸우고 있는 충성된 부하의 아내를 범한 다윗의 범죄는 단순한 불륜 이상의 것이 아니던가. 엎친 데 덮치기로 그 통정으로 인하여 밧세바는 덜컥 임신을 하게 되었다. 궁지에 몰린 다윗은 그 간통의 증거를 은폐하기 위하여 갖은 꾀를 다 써보았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가자 무서운 계략을 꾸미게 된다.

다윗은 우리야의 상관에게 우리야를 전쟁터에 홀로 남겨두고 후퇴할 것을 지시한 것이다. 그렇게 하여 연적을 제거한 다윗은 보란 듯이 밧세바를 8번째 아내로 맞이하였다. 다윗과의 불륜을 통해 태어난 아이는 출생한 지 7일 만에 죽고 말았다. 이는 야훼 하나님의 저주와 심판의 결과였다.



다윗의 뼈저린 회개 후 하나님은 그와 밧세바 사이에 두 번째 아들을 허락하셨으니 그의 이름은 솔로몬이다. 자신의 아들 솔로몬을 다윗의 후계자로 세우기 위해 밧세바는 다윗 왕가를 둘러싼 정치적 격랑을 헤쳐나가야 했다. 다윗의 첫째 아들 암논은 압살롬에 의해 살해되었고 셋째 아들 압살롬은 아버지 다윗에게 반역하다 죽임을 당했다. 네 번째 아들인 아도니야는 솔로몬과의 왕권 경쟁에서 밀려 결국 살해되었다.

밧세바는 현명한 왕의 이성을 잃게 만들어 욕정의 침실로 끌어들인 요부였는가? 아니면 냉정한 권력투쟁의 틈바구니에서 치밀한 계산 끝에 자신의 아들을 왕위에 오르게 한 지혜로운 여인이었는가? 냉정과 열정 사이를 오가며 변신할 수 있던 팔색조는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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