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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같은 제사장] 남미의 친밀감이 준 교훈

이유정 목사/한빛지구촌교회 예배디렉터

이번 남미 방문은 박지범 선교사와의 특별한 만남을 통해 이뤄진 하나의 사건이다. 남미 LAMP 찬양팀을 지도하는 박지범 선교사가 지난 초여름에 팀과 함께 워싱턴 DC의 한빛지구촌교회를 방문했을 때만 해도 수많은 찬양팀 가운데 하나로 생각했다. 그러나 집회 때 그가 전한 메시지와 집회 후 며칠 동안 나눈 교제 가운데 뭔가 다른 점을 감지했다. 그것이 바로 남미의 수평적 친밀감이었다.

그가 전한 메시지는 간단명료해서 지금까지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는 선교사 아버지 밑에서 자란 이유로 5번이나 타국으로 이사하고, 여러 번의 타 언어를 새롭게 습득해야 하는 불운한(?) 어린 시절을 겪었다. 그러나 이 경험이 오히려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그 결과 그는 한민족 안에 세대에 걸쳐 흘러온 ‘한’의 정서, 유교문화로 인한 경직되고, 수직적인 관계가 가져다주는 하나님에 대한 편협한 인식을 볼 수 있는 객관적인 눈을 갖게 되었다. 바로 이 부분을 남미의 수평적 문화가 잘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과의 친밀감이 제대로 회복될 때 오히려 더욱 온전히 하나님을 경외하는 깊은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수평적 친밀감이 몸에 배어있는 분들도 여럿 만났다. 그 중에 한 분이 상파울로 주사랑교회의 이정진 목사이다. 이번 예배컨퍼런스에 헌신한 대부분의 스태프가 이 교회 멤버들이다. 그런데 이번 집회에 개회 또는 폐회 설교 하나 맡지 않으셨다. 어디에서도 주사랑교회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한번은 점심시간에 불쑥 나타나셨다. 사람들이 보고 싶어서 오셨단다. 함께 식사하며 질문을 하나 드렸다. “이런 행사를 한번 치르면 교회 일꾼의 상당수가 빠져 나가는데 괜찮으세요?” 당연히 교회사역이 휘청한다고 하셨다. 그러나 이를 전혀 아랑곳하지 않으신다.

하나님의 나라라는 큰 그림에서 보면 다 하나님의 일이기 때문이란다. 교회에서 한 시간도 넘는 거리의 호텔인데 다음날 또 오셨다. 세미나에서 만난 신학교 후배인 최춘근 선교사가 처음 이정진 목사를 만난 것은 어느 부흥회에서였다. 그때 이정진 목사는 말씀을 듣고 있는 아기 엄마를 위해 그 아기를 엎고 계셨단다. 그분의 수평적 삶 자체가 설교요 예배이다.

세미나 마치고 별장에서 램프 스태프들과 누린 풍성한 나눔이 가능했던 것은 최춘근 선교사의 역할이 컸다. 2박 3일간 매일 아침, 점심, 저녁과 간식까지 손수 만드셨다. 군대 취사병 출신인 그는 만들어내는 음식마다 수준급이었다. 최춘근 선교사는 현지교회 베이스로 브라질 원주민을 향한 선교사역을 감당하는 분이다. 그래서 나를 포함한 스태프들과 대부분 초면이다.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이토록 친밀하게 사랑을 베푸는 모습에 놀랐다. 상상해보라. 목사는 음식을 만들어 서빙하고 새파랗게 젊은 신자들은 앉아서 그 음식을 즐기는 장면을.

사실 수평적 친밀감은 기독교 사랑의 기초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이야말로 원수를 향한 수평적 사랑 아닌가? 초월적인 하나님이 인간의 죄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종교도 건널 수 없는 거대한 간격을 친히 건너오셨다. 게다가 우리 안에 성령으로 함께 하신다. 이 성육신 사건이야말로 친밀한 사랑의 결정체 아닌가? 신이 이렇게 가깝게 다가온 사랑을 우주 속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는가? 이 압도적인 친밀감을 경험하지 못하고 험난한 세파를 메마르게 살아간다는 것은 사실 너무 가혹한 일이다.

선교사 자녀로서 불운했던 어린 시절을 극복하고 오히려 아버지를 따라 선교지에 자신의 삶을 던진 박지범, 박지웅 형제 선교사, 하나님나라의 큰 그림을 위해 자신의 안위, 자기 사역을 개의치 않는 이정진 목사, 2박 3일간 요리로 무조건적 사랑을 보여준 최춘근 선교사, 이들이 이렇게 살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예수의 사랑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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