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차타고 와야 한다면 누가 재외선거 투표할까? '모의 선거' 워싱턴도 타산지석
"투표소 확대 안하면 참여 저조" 지적
신문 홍보 제외 등 정보 빈약도 문제
이번 모의선거는 재외국민 유권자 230만여명중 1만991명이 참여 대상이었으며 서부의 경우 LA와 샌프란시스코, 동부는 뉴욕, 중부는 시카고에서 치러졌다. 모의선거에서는 우선 저조한 투표율이 문제로 지적됐다. 첫날의 경우 평균 20% 수준의 저조한 투표율을 보였다.
◇재외공관 접근성 난관
현행법상 재외국민 투표소는 재외공관 한 곳으로 지정돼 외곽에 거주하는 재외동포들의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인들은 “현행 투표방법이 바뀌지 않고선 투표율은 극히 저조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모았다.
특히 워싱턴 총영사관의 관할 지역은 위로 메릴랜드, 아래로 버지니아, 서쪽으로 웨스트버지니아를 아우르고 있다. 버지니아의 경우 DC에서 가장 먼 테네시주와의 접경 지역은 무려 8시간, 한인들이 제법 몰려있는 블랙스버그만 하더라도 5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또 웨스트버지니아의 찰스턴과 헌팅턴의 경우도 DC까지 6시간은 족히 걸린다.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까지 진행되는 투표에 참여하려면 왕복 시간 등을 감안할 때 거의 이틀은 생업을 포기해야만 가능하다. 여기에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유권자 등록을 위해 총영사관을 방문한 뒤 선거일에 또다시 방문해 표를 찍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선거권 포기에 한몫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표소 확대설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적어도 한인들이 밀집해 있는 일부 외곽 지역에라도 추가 투표소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선거 정보 빈약도 문제
이같은 우여곡절 끝에 투표에 임한다 하더라도 한국의 정치상황을 잘 알지 못하는 재외 유권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하는데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모의선거에 임한 유권자들은 “고국을 떠나온지 오래된 경우 어느 정당이 있는지, 후보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표를 찍으라고 하니 어떻해 해야할지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는 후보자들의 해외 선거운동을 매우 제한적으로 허용하거나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어 놓은 법 규정 때문이다. 특히 재외선거운동과 홍보 수단에서 한인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한인 신문을 배제한 것은 문제가 크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현행법상 한국의 정당이나 후보자는 ‘인터넷 홈페이지’와 ‘한국 내 위성방송시설’ 등을 통해서만 선거운동을 하거나 방송 광고를 내보낼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워싱턴지역 동포들은 신문을 통해 주요 정보를 습득하고 있어 정작 인쇄 매체의 대표격인 신문을 선거 홍보 수단에서 제외하고 있는 것은 현실을 도외시한 규정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13일 모의 재외국민선거 진행 등을 위해 뉴욕을 방문한 한나라당 유정현 의원은 “국외선거운동 규정이 입법 과정에서 왜 그렇게 정해졌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천일교·신승우·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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