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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역사·정체성 찾는 '새 상징물'

미주 독립자금 조성 중심지 중가주 리들리시에 '독립문'
애국지사 10인 기념비도

초기 한인 이민 선조들의 애국 정신을 기리는 ‘독립문’이 중가주 한복판에 우뚝 섰다. <관계기사 3면·화보 4면>

중가주 한인역사연구회(회장 차만재 교수)는 13일 가주 최초 한인 정착지였던 리들리시에서 독립문 제막식을 거행했다.

독립문은 실제 원형의 25% 축소된 크기로 지어졌으며, 대표적인 지역 애국지사인 김호·김형순의 생가가 인접한 163평 공원부지에 위치해 있다.

독립문과 함께 중가주 지역에서 활동했거나 관련이 있는 김용중, 김종림, 김형순, 김호, 송철, 안창호, 윤병구, 이승만, 이재수, 한시대 등 애국지사 10인의 기념비도 조성됐다.

리들리, 다뉴바 등 중가주 지역은 미주 한인 독립자금 조성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등 미주한인 이민사에 큰 획을 그은 곳이다.

리들리는 당시 가주 과일농업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던 곳으로, 1909년부터 초기 이민세대들이 하와이, 샌프란시스코 등을 거쳐 이 지역에 정착했다.

이들은 한인교회를 중심으로 독립자금 모금 및 3·1운동 기념행진 등을 펼쳤고 특히 ‘김형제 상회’를 설립한 김호·김형순은 털 없는 복숭아 특허로 막대한 부를 일궈내 독립운동 자금 모금에 크게 기여했다.

과수원 수확기 등 유입인구가 많았을 때는 400∼500명의 한인이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리들리, 다뉴바 등 두 지역에는 189기의 한인 묘지가 남아있다.
제막식에는 애국지사 10인의 후손들을 비롯해 메리 패스트 리들리 시장, SF 총영사관, 한국 국가보훈처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애국지사 10인의 후손들이 차례로 기념비 앞에 나와 소회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김호의 고손녀인 데이지 김씨는 “어려움 속에서도 나라를 위해 독립운동을 펼치신 할아버지가 자랑스러울 뿐이다”며 “지난 2008년에는 남가주 지역에 할아버지 이름을 딴 찰스 김 공립학교가 세워지는 등 할아버지의 헌신적인 공동체 정신을 계승키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가주 한인역사연구회장인 차만재 교수(캘스테이트 프레즈노 정치학)는 “독립문과 기념비 등을 통해 나라를 위한 선조들의 노력과 희생을 기억하는 한편 다음 세대들이 이를 보고 자신들의 뿌리를 잊지않게 할 것”이라며 “독립문이 세워지기까지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 한국 정부와 리들리시, 지역 한인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부터 추진해온 독립문·기념비 건립 사업을 위해 한국 국가보훈처가 9만달러, 한인역사연구회가 4만달러의 기금을 지원했고, 리들리시가 163평의 공원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한편 제막식 후에는 행사 참석자들이 리들리박물관 한국전시실과 안창호, 이승만 박사가 투숙했었던 버거스 호텔을 방문하는 등 선조들의 발자취를 좇는 시간도 마련됐다.

남성일 기자 on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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