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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은행 인수계약 또 연장…승인결정권 가진 한·미 금융감독기관 서로 눈치만

한국 금융위 승인나야
미국 Fed 심사 나설듯

한국 우리금융지주의 한미은행 인수 승인이 지연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5일로 1차 연장일이 종료됐지만 그동안 양국 금융감독기관의 별다른 반응이 없어 자칫 연내 승인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는 실정이다.

일단 양측은 계약서 조항에 따라 자동적으로 적용될 2차 연장엔 특정한 기간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의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측과 2차 연장에 따른 문안 등을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인수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승인권을 쥐고 있는 한국의 금융감독위원회와 미국의 연방준비은행(Fed)이 서로 ‘떠넘기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은행권의 분석이다.

금감위측은 “Fed로부터 긍정적인 신호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Fed측은 “인수자측 감독기관인 금감위가 먼저 승인을 해야 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분석의 배경에는 2년 전 하나금융의 커먼웰스 은행 인수 계약 불발 전례가 작용하고 있다. 당시 금융위는 먼저 승인을 내줬지만 Fed는 하나금융의 대주주인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관련 자료 요청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승인을 계속 미뤘다. 결국 양측은 상호 동의하에 계약을 파기했고 먼저 승인을 했던 금융위만 체면을 구겼다는 것이다.

1차 연장일 종료 후 한미은행의 한 관계자가 “양쪽이 모두 공기관이라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민영화를 앞둔 우리금융측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더 조급한 것은 한미다. 이번 인수건이 신속히 매듭지어져야 경영과 조직이 빨리 안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의 한 직원은 “오래 끌수록 유리할 것이 없다”며 “빨리 결정됐으며 하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과 한미는 지난 5월26일 최대 2억4000만달러 상당의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고, 한미은행은 지난 7월29일 주식공모를 통해 1억2000만달러 증자에 성공하기도 했다.

또한 양측은 승인이 필요한 3개 감독기관의 하나인 캘리포니아금융감독국(DFI)으로부터는 지난 8월10일 승인을 받기도 했다.

진성철 기자 sji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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