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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에서] 땅밟기는 반칙이다

송병주 목사 / 선한청지기교회

많은 사람들이 신비한 것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영적인 것을 항상 '용한 것'으로 여기는 성향이 강하다. '영성'은 '용성'이 아니다. 처음에는 굉장히 영적인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용한 것을 추구하는 모습에 불과한 것이었음을 보는 것은 교회에서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눈에 그림자가 생기면서 그려진 예수님의 얼굴 그림이 언론에 수차례 소개된 적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그림에서 예수님이 보이지 않는다고 사흘을 금식하고 괴로워하던 권사님 한 분을 보고 필자는 심각한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착시 현상으로 인해 예수님 얼굴이 보이냐 안보이냐는 관찰력의 문제를 놓고 구원의 문제로 여기는 황당한 모습이다. "지난 30년간 예수를 믿었는데 새신자도 보이는 그 얼굴이 왜 내게 안보이냐? 지난 신앙생활 다 헛수고였다"며 실망하던 권사님을 보고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더 놀라운 것은 "나는 보인다"고 안도하던 다른 신자들이었다.

교회 식당에서 밥을 담을 주걱으로 솥 안에 십자가 성호를 그리는 모습을 종종 본다. 단지 액세서리에 불과한 십자가 목걸이가 자신을 지켜주리라 맹신하는 모습도 본다. 필자는 이런 것이 전부 다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신앙인이라는 것을 공적으로 드러내고 스스로 신자다운 구별된 삶을 살기를 결심하는 마음에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십자가 성호를 밥 위에 그렸기 때문에 소화가 잘되고 건강해질 것을 생각하는 순간 그것은 신앙이 아니라 미신이다. 십자가 장신구를 몸에 부착했기에 악한 기운을 막고 보호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것은 신앙이 아니라 미신이다.

성경에 보호와 관련된 성경구절을 뽑아서 양복 안주머니에 넣어 다니면 하나님이 지켜주실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을 본다.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시켰느냐?"고 물어보면 "어떤 목회자가 기도하며 뽑아준 말씀이신데 꼭 말씀이 지켜주실 것이다"고 했다. 어느 틈에 이런 것을 잘 하고 만들어 주면 영성이 뛰어난 목회자로 여기는 웃지 못할 현실을 보면서 기독교 안에도 무속이 가득함을 본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용한 목사'를 좋아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이런 영적인 것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 이번 봉은사 사태와 같은 결과를 낳았다고 본다. '땅밟기'를 통해 영적 전쟁이 수행된다는 논리는 '풍수지리 사상'이다.

풍수지리적 기법으로 말뚝박고 목을 자르는 길을 내는 방법으로 한다면 기독교는 무속종교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형태의 '반칙'이 자연스러워지면 한국은 종교분쟁이 가장 심하게 일어날 위험한 나라가 될 것이다. 기독교 신앙은 상식을 넘는 초상식적 요소가 있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상식 이하의 몰상식을 정당화하지 않는다. 신앙이 초상식적 모습이 있을 때 가치를 갖지만 몰상식한 모습을 보일 때 스스로 미신으로 격을 낮추는 일이 된다.

참된 영성은 종교적 황홀결에 심취하여 자기 해체를 경험하여 무아지경에 빠지는 '몽환적 신비주의'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삶에 실천적으로 동참하는 '실천적 신비주의'라고 생각해본다. 누구도 살아가고 싶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모습 속에 사람들은 참된 신비주의를 경험한다.

'겸손과 비천'의 삶으로 '침묵을 통한 웅변 무능을 통해 권능'을 보이는 삶이 나타나는 것이 참된 신앙이고 믿음이라 생각해본다. 우리의 삶 속에 깊게 스며들어있는 신앙으로 포장된 거짓된 영성에 더욱 경계가 필요하다.

가짜는 진짜의 극단적인 반대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정말 제대로 된 가짜일수록 진짜와 가장 유사하다는 것이다. 가짜는 가장 진짜와 가깝기에 사람들을 항상 속인다. 그래서 치명적이다. 거짓된 미신일수록 가장 신앙적으로 보인다. 용해 보일수록 영적인 것처럼 보인다.

짝퉁은 당신의 가방과 옷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신앙속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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