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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광장] 뉴욕 한인 정치인 배출 언제나…

2일 치러진 중간선거로 미국이 시끄럽다.

이날 CNN 방송 등 주요 언론을 통해 비쳐진 미국 지도는 온통 공화당 상징인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불과 2년전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던 미 국민들은 경기침체 등의 책임을 물으며 집권 여당에게 등을 돌렸다. 한인 커뮤니티를 포함,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인 미국 내 소수계·이민자 커뮤니티로서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그러나 반가운 소식도 있다. 미 전역에서 17명의 한인 정치인이 크고 작은 선거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제일 많은 한인 정치인을 배출한 지역은 캘리포니아다. 미셸 박 스틸 조세형평국 위원을 비롯, 강석희 어바인 시장과 제인 김 샌프란시스코 시의원 등 7명의 당선이 확정됐다. 워싱턴에서도 기존 신호범 주상원의원 이외에 신디 류 주하원의원을 추가로 배출했다.

한인 인구가 적은 텍사스와 미네소타, 미시간, 조지아, 심지어 하와이에서도 3명의 한인 정치인이 나왔다.

그러나 뉴욕은 어떤가. 솔직히 이번 선거에 후보로 나선 한인이 없었기 때문에 기대도 할 수 없었다. 그나마 3선이 확실시됐던 뉴저지 제이슨 김 팰리세이즈파크 시의원의 당선이 뉴욕·뉴저지에서 유일하다.

2000년 센서스에 따르면 팰리세이즈파크는 인구가 1만7000여명이다. 한국의 지방자치단체가 규정하는 군(郡) 관할 아래 있는 행정구역 중 도시 형태를 갖추고 있는 인구 2만 이상 5만 이하의 행정구역을 ‘읍(邑)’이라고 부른다. 미 동부 지역 한인사회는 이제 겨우 한국의 ‘읍’ 수준의 도시에서 정치인 한 명을 배출해 놓고 기뻐하고 있는 것이다.

뉴욕은 LA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한인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다. 인구 숫자로 보나, 경제력으로 보나, 이민 역사로 보나 한인 정치인이 못 나올 이유가 없다. 물론 풀뿌리 정치의 기본이 되는 수준에서 예비 정치인 몇 명이 활동은 하고 있다.

하지만 주류 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는 시의원, 주상·하원의원, 선출직 주·시정부 고위공무원은 한 명도 없다. 창피하지만 뉴욕 한인 커뮤니티 정치력의 현주소이며, 수준이다.

뉴욕에서는 지난해 시의원 선거에 사상 처음으로 한인 후보 5명이 동시에 출마했다. 이중 4명이 한인 밀집지역인 퀸즈의 2개 선거구에 나눠 출마했는데, 무려 3명이 한 지역구에서 같은 민주당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그런데 일부 후보 지지자들은 상대 후보 측을 헐뜯는 것은 물론이었고, 때아닌 ‘색깔론’까지 등장해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결국 한인들은 자신들의 텃밭에서 두 눈 뜨고 중국계 후보에게 자리를 내주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겪었다. 꼭 1년전 일이다.

중간선거 다음날인 3일. 퀸즈 지역 한인 유권자 89%가 주상원 11선거구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몰표를 던져 해당 지역구에서 38년간 터줏대감이었던 공화당 후보를 꺾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부에서는 ‘한인 정치력 결집이 이뤄낸 성과’ ‘한인이 캐스팅 보트’라며 의미를 부여하기에 바쁘다.

비록 한인은 아니지만 한인 유권자들이 한 목소리를 내 원하는 후보를 당선시킨 것은 정치력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러나 언제까지 캐스팅 보트 역할만 할 것인가. 이젠 뉴욕에서도 한인 정치인을 배출해 내야 할 때다. 정치인 배출이라는 결실을 이룩해내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 작업을 이제부터라도 차근차근 해나가야 할 것이다.

안준용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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