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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맷돌] 체로키 인디언의 눈물

정인량 목사/워싱턴 청소년재단 명예이사장

내쉬빌 근처 멀페스보로에 이주한 옛 교우들을 방문하는 길에 노스캐롤라이나의 침니락과 스모키를 들러 보기로 하고 66W-81S-77E-44W를 하루종일 타고 내려간 적이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와 테네시의 경계를 이루는 아팔라치안의 그트머리에 스모키는 자리잡고 있다.

스모키는 세 번째 방문인데 첫번은 사우스캐롤라이나 빌모아 산장을 너머 산맥을 종주하면서 그 산길에 화려하게 피였던 양귀비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두 번째는 수년전 워싱턴 원로목사님들을 모시고 애쉬빌의 한국에서 은퇴한 미국 선교사 마을을 방문하는 길에 들렀고 제대로 된 관광 방문은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게더링버그에 있는 리버테라스 호텔에 여장을 풀고 하루 종일 달려온 여독을 풀었다, 새벽 테라스에서 보는 스모키는 형용키 어려운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였다.

스모키에서 먹는 핫케이크는 별미중에 별미이다. 고급 찻잔에 담긴 커피 향을 음미하면서 용기를 내서 오기를 잘 했다고 스스로 칭찬도 해본다. 정상을 오르는 산길은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림이 빽빽하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스모키는 다 올라와 보면 허망하다. 일망무제로 탁 트인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산세가 험준하지 않아 트레일에 묘미가 없는 까닭이다.

반대편 산길을 타고 내려가면 체로키 인디언 마을이다. 체로키는 모든 인디언 보호구역이 그러하듯 볼 것이 없는 한촌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박물관을 방문하면서 체로키 인디언의 눈물을 알게 되어 생각이 달라졌다. 처음 아메리칸 대륙을 찾아온 백인들은 인디언들의 호의에 의존해 삶을 연명하다가 점차 인디언들에게 수없이 많은 조약의 체결을 강요하면서 땅을 빼앗아 나갔다. 많은 인디언 부족들이 미국 독립전쟁 때 영국 편을 들었는데, 미 독립군이 이기면서 인디언들의 설 자리가 좁아졌고 미국은 인디언들을 애팔라치아 산맥 서쪽으로, 그 다음엔 미시시피 강 서쪽으로 몰아냈고 그 다음엔 보호구역 안으로 몰아넣어 버렸다.

백인들이 퍼뜨린 천연두와 수두에 아메리칸 인디언들이 거의 멸종되다시피한데다, 1828년 조지아 주의 워드(Ward) 계곡에 살던 한 인디언 소년이 갖고 놀던 금덩어리를 백인 장사꾼에게 판 것은 체로키족의 운명을 결정지은 사건이었다. 금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백인들은 금광 일대의 땅을 보유하고 있는 체로키 부족의 추방을 더욱 서둘렀고 당시 대법원장 존 마샬(John Marchal)이 체로키의 편을 든 명 판결도 제시 잭슨 대통령의 무력(武力)앞에서 무용지물었다.

추방당한 인디언들이 오클라호마 주의 탈레쿠아까지 1600킬로미터의 거리를 마차를 타거나 또는 걸어서 오는 도중에 겨울을 만나 모진 추위와 영양부족으로 4000명이나 숨졌다. 이 길이 저 유명한 ‘눈물의 길’이다. 원래 체로키의 말로는 ‘Nunna dual Tsuny(The Trail where they cried: 그들이 눈물을 흘린 길’이라는 뜻이다. 오늘도 박물관앞에 세위진 목각인디언 장승은 굵은 눈물을 흘리고 서 있다. 그리고 저들은 아직도 ‘인디언의 기도’라는 제목으로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 “내 무덤가에 서서 울지 마세요. 나는 거기 없고, 잠들지 않았습니다. 나는 이리저리 부는 바람이며 금강석처럼 반짝이는 눈이며 무르익은 곡식을 비추는 햇빛이며 촉촉이 내리는 가을비입니다. 당신이 숨죽인 듯 고요한 아침에 깨면 나는 원을 그리며 포르르 날아오르는 말없는 새이며 밤에 부드럽게 빛나는 별입니다. 내 무덤가에 서서 울지 마세요. 나는 거기 없습니다. 죽지 않았으니까요.”

소슬한 가을 바람 부니 스모키의 애잔한 인디언 마을이 절로 생각이 나 몇 자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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