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원주 카리타스 불우이웃돕기] 노숙인의 고백…"사랑합니다"

낮 예배를 드리고 비록 쪽방이지만 나만의 삶의 자유공간인 숙소에서 아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아내의 즉석 제안에 따라 중앙시장 한 바퀴를 산책 삼아 거닐었다. 스산한 찬 기운에 총총 걸음을 걸으며 돌아오자니 몇 해 전의 나의 모습이 불현듯 스쳐 지나간다.

6년 전 서울생활에 실패하여 오갈 데 없던 나는 구제불능 알코올 중독 노숙인이 되어 거지꼴로 고향에도 못가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지쳐 원주역 대합실을 지붕삼아 며칠을 시름하고 있었다. 오가는 사람들의 ‘노숙자 인가봐, 왜 저러고 있어 쉼터라도 가보지’ 하는 소리에 귀가 번쩍 뜨였다. 한 사흘 굶은 터라 기운이 없어 화장실 수도꼭지에 입을 대고 물로 배를 가득 채우며 가까스로 찾아간 곳이 현재 ‘원주노숙인센터’였고, 이렇게 쉼터와의 인연을 맺게 되었다.

사회복지사와의 상담 후 쉼터에 머물기 시작했고 고물 수거하는 사람들과 며칠 고물장수를 하게 되었다. 어려움들을 참고 일을 하면서 돈도 모이는가 싶더니 억지로 참던 술 생각에 견딜 수 없었다. 그렇게 속을 끓이다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치료를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는 서출의 자식으로 출생, 성장을 하여 일가친척 하나 없이 살아온지라 정신병원을 몇 차례나 드나들었으며, 번번이 외로움과 소외감을 느낄 때마다 갈거리사랑촌 십시일반 직원들이 상담도 하여 주시고 격려해 주시며 챙겨주시던 간식…. 그 때마다 말로만 듣던 가족이란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과 나도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위로가 되었다.

퇴원을 하고서는 다시는 술 안마시고 고물장수라도 열심히 하며 살겠노라고 수없이 다짐하고 맹세하고는 몇 날이 못가 또 ‘물에 빠진 사람 건져 놓으니 보따리 내놓으란 식’으로 주정을 반복하였다. 정말 어이없고 한심한 행동을 반복하는 나를 끝까지 외면하지 않고 다독거려 또 격려해 주고, 보이지 않으면 찾아서 아픈 데는 없는지 자상하게 챙겨주시는 곽병은 원장님과 노숙인센터 복지사님이 계셨기에 오늘날 내가 있었다.

이 세상에 부모 형제인들 누가 이렇게까지 나를 챙겨주고 보살펴주겠는가! 원주에 이웃한 고향이 있어도 가지 못하는 것은 못된 술버릇으로 못난 모습을 보며 늙으신 어머니의 한 말씀이 생각나서다. “애비야, 술 마시고 사람구실 못하고 사람들 한테 걸림돌 될 바에는 나가 뒈져라” 오죽하면 부모님도 그러셨는데 이렇듯 나를 사람대접 해주며 잘 살기를 바라는 갈거리사랑촌 직원 분들에게 감사의 마 음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나는 지금 행복하다. 정신병원을 드나들 때 병원에서 한 여성과 우여곡절 끝에 만나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고 정이 들어 작은 가정을 꾸미고 살고 있다. 나는 노숙과 알코올 문제로 몇 해 전까지 구제불능의 삶을 살았었지만, 지금은 비록 작은 쪽방이지만 대궐 같은 집이 부럽지 않은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놀라운 변화는 갈거리 사랑촌 노숙인 쉼터에서 나를 거두어 주셨기 때문이다.

나를 어머니의 마음처럼 보살펴준 갈거리사랑촌 노숙인 쉼터에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란 말을 영원히 마음속에 간직하며 소중한 유산으로 새길 것이다. 앞으로 나는 노숙인, 알코올중독자가 아닌 행복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아름다운 열매를 맺고 살며, 당당한 아버지와 남편으로서 살기를 희망한다.

김성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