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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이슬람센터를 가다 "한인커뮤니티에 데뷔하는 건가요? 살렘와일리쿰"

400여명 앉을 수 있는 예배당…코란 구절 외 장식·사진 없어
고난 당하면서 신자 3배 늘어…한인도 수십명 등 인종 다양

“살렘와일리쿰!(당신에게 평화가 깃들기를!)”

지난 29일 점심시간 LA한인타운내 4가와 버몬트 인근 한 건물 앞. 히잡을 쓴 여성들과 타키야(모자)를 쓴 남성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따뜻한 햇살아래 미소와 함께 쏟아지는 아랍어 인삿말은 여기가 타운 한 복판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했다. 35년 역사를 자랑하는 LA의 대표 이슬람 사원 ‘남가주이슬람센터(Islamic Center of Southern CaliforniaㆍICSC)’를 찾았다.

오후 1시 금요예배를 앞둔 사원 앞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안으로 들어서자 안내를 맡은 자원봉사자 라힘 아리프(52)씨가 반갑게 맞았다. LA인근에 맥도널드 체인점을 2개 소유한 백만장자인 그는 20년째 금요일마다 이곳에서 봉사하고 있다.

"환영합니다. 이제 우리도 코리안 커뮤니티에 정식 데뷔하는 건가요?"

사원 내부는 간소했다. 간의의자 50여개가 놓인 홀을 사이에 두고 앞뒤로 40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주예배당과 여성 전용 예배소가 나뉘어져 있다.

벽에는 평화를 나타내는 코란 구절 외에 장식이나 사진도 없다. 이외의 것들은 우상숭배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알라후엣바(신은 위대하시니) 알라후엣바~"

예배 시작을 알리는 기도문 아단(Adhan)이 울려퍼지자 신자들이 예배당으로 몰려들었다. 한눈에도 적지 않은 숫자다.

"9.11이 오히려 부흥의 촉진제가 됐죠. 무슬림들은 고난을 당하면 단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1000명이던 신자수가 지난 10년간 3000명으로 3배 늘었어요."

더 놀라운 점은 백인부터 흑인 아시아계 라틴계 할 것 없이 인종 구성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한인 신자도 수십명이 다니고 있다고 했다. 테러 이후 이슬람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타종교 신자들의 개종 효과를 불러왔다고 했다.

설교단이 놓인 위치가 생소했다. 예배당 정면이 아니라 북동쪽 코너다. 성지 메카를 향해 놓여져야 하는 규칙 때문이다.

30여분만에 끝난 예배는 짧고 인상적이었다. '진정한 부는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강연한 차세대 이맘(지도자) 지하드 터크(38)씨를 만났다.

그는 이 사원이 공격적인 포교의 수단으로 내세운 '흥행보증수표'다. 팔레스타인 무슬림 아버지와 백인 감리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미국 출생자다.

"미국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고 이란 유학까지 다녀왔어요. 5대 의무중 하나인 성지순례를 2차례 마쳤죠. 전형적인 2세 무슬림 아메리칸 이맘중 하나죠."

터크씨 처럼 영어 아랍어 모두 완벽하게 구사하는 2세 이맘은 최근 이슬람이 미국내에서 다양한 인종을 상대로 소통의 장벽 없이 적극적인 포교가 가능한 이유다.

예배 후 이 사원의 설립자 메헤르 헤투트(75) 박사를 만났다.

"수백번도 넘게 말했고 앞으로도 말하게 될 테지만 우린 극단적인 근본주의는 배척합니다. 자살이 금지된 코란을 어기는 행위들입니다."

묻지도 않은 질문에 답부터 먼저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여성 차별에 대해서도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우리 사원내 남녀 예배당이 분리된 이유는 절을 하기 위해 엎드릴 때 서로 민망하지 않도록 한 배려입니다. 히잡도 의무사항은 아닙니다."

이 사원 신도들은 대부분 조선갈비 등 타운내 구이전문점을 자주 찾는다고 했다. 소고기와 양고기 구이를 저렴한 가격에 마음껏 맛볼 수 있는 식당이 LA에서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헤투트 박사는 한인들에게 항상 궁금했던 것이 있다고 했다.

"왜 우릴 쳐다보는 지 궁금합니다. 신기해서 인가요 아니면 무슬림을 싫어해서 인가요?"

싫든 좋든 이미 무슬림들은 한인타운내에서 한인들과 함께 살고 있다. 수용의 여부를 논할 단계는 이미 지났다. 남은 것은 '어떻게 함께 사는가'는 공존의 방법이다. 질문은 던져졌다.

글.사진=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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