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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어떤 나라인가, 알-카에다 급팽창…'테러 빅리그' 진입

'제2의 아프간' 오명…외국인 납치 이어져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의 길목에 있어 예로부터 우수한 문화를 자랑하고 중동국 가운데 아랍인의 독특한 기질과 문화적 전통을 가장 잘 이어가고 있는 나라로 손꼽힌다.

지난달 29일 예멘발 미국행 화물기의 폭탄테러 음모가 적발되자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예멘을 새로운 글로벌 테러의 온상으로 지목했다. 수단,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예멘이 테러리즘의 ‘빅 리그’에 새로 진입했다는 것. 뉴욕 타임스(NYT)와 텔레그래프 같은 외신도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새 근거지로 부상한 예멘에 경고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빈 라덴 선조의 고향

아라비아 반도의 끝자락에 위치한 예멘은 오사마 빈 라덴 집안이 대대로 뿌리를 내린 곳.

내전으로 인한 사회 불안 속에 1990년대부터 외국인을 상대로 한 테러와 납치 사건이 이어졌다. 2006년 예멘 수도 사나의 감옥에 갇혀 있던 알-카에다 조직원 23명이 집단으로 감옥을 탈출한 뒤 국내 테러단체에 속속 가담하면서 그 힘은 눈에 띄게 세졌다. 탈옥자 중에는 예멘의 아덴 항에 정박 중이던 미국 구축함 '콜' 폭파사건의 주범도 포함돼 있었다.

2009년초 빈 라덴의 부하였던 나세르 압둘 카림 알 우하시가 알-카에다의 지부 '아라비아 반도 알-카에다(AQAP)'를 창설하며 예멘은 본격적 테러 기지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현재 300여 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AQAP는 최근 벌어진 각종 테러의 배후로 지목돼 왔다.

2009년 8월 사우디 아라비아 정보국 수장을 겨냥한 사무실 폭탄테러 같은 해 성탄절 연휴에 발생한 노스웨스트 항공사 테러 모의 사건 등이 대표적인 예이며 예멘내에서도 사나에서 팀 톨롯 주 예멘 영국대사가 피습당하는 등 서방 외교관을 상대로 한 공격이 이어졌다. AQAP는 영문 잡지와 인터넷을 통한 글로벌 선전 선동에도 적극적이다.

10대 잡지처럼 감각적으로 제작되는 영문 잡지 '인스파이어'에는 '엄마의 부엌에서 폭탄을 만드는 법' 같은 기사가 버젓이 실려 있다.

▶예멘발 항공화물 검색 비상

예멘에서 미국 유대인 예배당으로 발송된 소포 2개에 폭발물이 은폐돼 있던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전세계 항공화물 보안 검색에 비상이 걸렸다.

폭탄 소포는 지난달 29일 영국 이스트미드랜즈 공항과 아랍 에미리트(UAE) 두바이 공항에서 각각 발견됐다. 이를 계기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호주 스위스 벨기에 등 주요 국가들이 예멘발 항공기의 운항을 금지하거나 이 지역에서 발송되는 항공화물에 대한 검색을 대폭 강화하는 등의 대응 조치에 나서고 있다.

알-카에다 등 중동 기반의 테러조직과는 무관하지만 그리스 경찰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수신자로 한 부비트랩 형태의 폭발물 소포와 벨기에 네덜란드 멕시코 등 3개국 대사관에 배송될 예정이던 폭발물 소포를 적발했다고 밝혀 화물 보안검색 강화조치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기 운항도 상당수 금지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유럽국가들은 예멘발 항공기의 운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강경한 조치를 발표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달 30일 예멘발 화물기의 운항을 금지한 데 이어 1일에는 여객기의 운항 역시 금지한다고 밝혔다.

독일 항공운항국의 코르넬리 크라머 대변인은 이날 예멘에서 출발하는 여객기의 운항을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예메니아 항공은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사나발 프랑크푸르트행 노선을 정기 운항하고 있다.

앞서 영국 정부는 화물 소유주가 불분명하거나 동반하지 않은 모든 예멘발 화물기의 운송을 금지한다고 밝혔고 프랑스 정부 역시 프랑스행이 예정된 모든 예멘발 화물기의 운행을 유예했다.

▶전세계 공항 검색 강화

미국과 스위스 벨기에 호주 등은 보안검색을 대폭 강화했다. 폭탄 소포의 최종 목적지였던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필요시까지' 항공기 보안 검색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지난달 30일 두바이정부 소유의 에미리트항공 여객기가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며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에 착륙한 뒤 화물과 승객 수하물에 대한 보안검색을 받았다.

스위스 연방 민간항공국도 예멘발 항공화물에 대해 추가 검색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고 벨기에 정부 역시 지난달 30일 자국 내 각 공항에 화물기에 실리는 화물 여객기의 '체크 인' 수하물 및 기내반입품에 대한 보안 검색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호주 연방정부도 아부다비와 두바이 도하 등 중동 주요도시에서 출발한 항공화물에 대한 검색을 대폭 강화하고 여행객과 해상 운송 화물에 대한 보안검색도 강화하기로 했다.

줄리아 길러드 호주 총리는 "공항 보안검색 요원들이 중동발 항공화물에 대해 100% 검사에 나설 것"이라며 "예멘발 호주행 직항기가 없기는 하지만 이들 3개 지역에서 출발한 항공화물에 대해서는 엄격한 검색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는 한국도 인천공항 세관에서 중동과 동남 아시아 등 테러의심국가 20여 개국에서 발송되는 모든 항공화물에 대해 전량 포장을 열고 검사하기로 했고 테러 의심국이 아닌 곳에서 발송된 화물의 검사율도 8%에서 15% 이상으로 올리기로 했다.

▶국제항공화물 검색 2013년 가능

연방 교통안전청(TSA)은 국제 항공화물의 전면 보안검색이 이루어지려면 2013년 쯤 돼야 가능 할 것으로 내다 봤다.

USA투데이는 1일 TSA의 더글러스 브리틴 화물보안담당 국장이 최근 화물특송업체 대표들을 상대로 한 설명회에서 "모든 국제항공화물이 보안 검색을 받는 체제가 되려면 2013년 가을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TSA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브리틴 국장은 특히 항공화물의 보안검색을 위해 국내에서 사용하는 방법과 설비들이 다른 국가에서는 없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연방은 국내선 여객기에 실리는 항공화물이나 수화물은 사전에 폭탄장치 등 위험물이 포함돼 있는지 여부를 모두 검색하고 있지만 외국 항공기편으로 국내로 오는 화물의 경우 사전검색이 완전히 보장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정진수 기자 brjeans@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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