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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칼럼] 된장아빠의 버터아들 키우기…부모의 꿈, 자녀의 꿈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었을 때, 나는 아들이 후에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의 유명 대학에 진학할 것을 꿈꾸었다. 성적표의 대부분 과목들이 A를 기록하는 일이 수년간 계속되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아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성적이 곤두박칠치면서부터는 서서히 생각을 바꾸어야 했다. 아들은 나의 생각처럼 자기의 목표를 설정하지 않았다. 성적표를 염두에 두고 공부하기보다는 자기 좋아하는 것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들에 대한 나의 꿈은 말 그대로 꿈이 되어가고 있는 듯 했다.

한편, 아들은 자기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시간을 쓰면서, 성적을 잘 관리하기보다는 학교 생활을 즐기기 시작했다. 매 학기마다 연극, 뮤지컬, 합창, 재즈 밴드 등에 참여했고, 작곡과 편곡에 재미를 붙인 후로는 자기가 조직한 남성 합창단이 부르는 노래의 대부분을 직접 편곡했다. 막 조직한 팀을 이끌고 교외 합창 경연대회에 나가서 입상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지역의 다른 고등학교 콘서트에서 연주되는 곡들을 편곡하기도 했으며, 영화 음악과 게임 음악을 작곡하여 상을 받는 유명한 현역 작곡가들에게 자기 곡을 보내어 평가를 받기도 했다.

대학 입학 원서를 낼 때, 나는 아들이 조금이라도 더 인정받는 유명 대학을 가기를 원했던 반면, 아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전공 분야의 최고 학교에 가기를 희망했다. 결과는 아들이 원하는대로 만들어졌다. 대학 입시만 가지고 보면 현재까지 나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아들의 꿈은 이루어졌다. 어떤 꿈이 이루어지고 어떤 꿈은 그저 꿈으로 사라질까?

자녀가 부모의 뜻을 따라 공부하고 좋은 성적을 유지하여 세상에서 인정받는 학교에 진학하는 것만이 교육의 목표는 아니지만, 자녀가 일반적인 학과 공부에 전념하여 유명 대학에 진학하기를 바라는 것은 대부분 부모들의 꿈이다. 그러나 그 꿈을 자녀가 함께 인식하고 같은 마음으로 준비하여 함께 원하는 결과를 내는 일은 매우 드물어 보인다.

나는 부모로서 오직 내가 원하는 대로만 아들이 움직이기를 바라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되어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이끄는 것과 동시에 항상 자기 하고 싶은 것을 찾도록 아들에게 요구했었다. 자기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공부하면서, 자기 전공 분야에서 가장 우수한 프로그램이 있는 곳으로 가서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세상에서 인정받도록 뛰어난 조건을 만들 것을 바라면서도 자기가 진정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내가 바라는 것을 아들이 좋아하기를 바랐음을 고백한다. 아들은 자기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어 고집스럽게 나를 설득하고 결국은 그 전공을 공부하러 로스 엔젤레스로 떠났다. 막연하게 아들이 유명 대학에 가기를 바랐던 나의 꿈이 사라지는 동안 아들의 꿈은 현실화되었다. 아들은 나를 설득하는 무기로 내가 했던 말을 고스란히 사용했다. “세상에서 알아주는 학교에 가는 것도 좋지만,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많은 부모들은 여전히 대학 졸업장이 개인의 능력을 상징하기 때문에 일단 유명 대학에 자녀가 입학하기를 희망한다. 자녀의 적성에 관한 생각도 물론 하지만, 할 수만 있다면 유명 대학으로 자녀가 가기를 원한다. 그러나 부모의 이런 꿈이 자녀의 꿈과 일치하기는 매우 힘들다. 자녀들은 부모의 영향을 받지만, 자기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가운데, 급속하게 변화하는 세계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다. 자녀의 꿈이 부모의 꿈과 다른 것은 어찌보면 당연할 수 있다. 그래서 부모의 꿈과 자녀의 꿈 가운데 하나만 이루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문의 및 도움말: jeonsu_kim@hotmail.com

김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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