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원의 '요리칼럼'] 치쿠와 오이 무침
껍찔 깐 오이·치쿠와 굵게 채 썰어
미국생활 초기를 되돌아보니 배달 자장면도 없고 산후조리는커녕 뜨끈한 온돌도 없는 탓에 오늘처럼 날 궂으면 허리무릎도 욱신거리고 몇 번씩 갈아 타야하는 프리웨이에 아기 태우고 다니기 무서워 백화점 쇼핑도 꾹 참고 때 되면 부쳐 준 소포꾸러미 뜯으며 흐느끼고 치즈케이크 팩토리가 케이크 공장인가 촌티내고….
그러면서 겪어낸 십 수년 ! 젊은날 외국 유학시절 어느 선배가 "쟤는 무인도에 떨어져도 잘 살거야"라고 한말에 으쓱하여 외가가 이북이라 분명 고구려 혈통의 DNA가 있는것 같다는 생각에 결국 어찌어찌해서 태평양을 건너 왔다. 이민 와 석달 정도 되면 여자들은 여기 좋네 ! 적응하지만 남자들은 3년은 걸린다나. 아무튼 미국 아줌마가 되어가며 강해지는 대한의 딸들! 그 뒤안길에는 외로움을 헤쳐 달려온 세월들이 있다. 아들이 영어로만 말하다가도 엄마만 보면 모자만의 제3의 짬뽕언어로도 기차게 잘 통하니 녀석도 나를 닮아 적응의 귀재인가 싶다.
■재료
치쿠와(일본 구멍어묵)작은것 2개 오이 1개
드레싱-통깨 1큰술 가쓰오장국(또는 국간장) 1/2큰술 마요네즈 1큰술
■이렇게 만드세요
1. 통깨는 살짝 볶아 향이 나면 꺼내어 절구에 간다.
2. 오이는 간간이 껍질을 깎아서 굵게 채 썰고 치쿠와도 같은 굵기로 슬라이스 한다.
3. 그릇에 갈아놓은 깨와 나머지 드레싱 재료를 모두 섞은 다음 오이와 치쿠와를 넣어 무쳐낸다.
*치쿠와
어육을 다져 으깬 것을 대나무 등의 봉에 붙여서 굽거나 찐 어묵의 하나. 봉을 뽑아내면 가운데가 빈 통모양이 되어 그 모양이 대나무의 동그란 모습에 닮았다 하여 '대나무 바퀴'란 이름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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