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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에서] '행복 전도사의 죽음'

방동섭 목사/미주성산교회

한국에서 '행복 전도사'라고 불리는 최윤희 씨라는 분이 있다.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로 일하다 늦은 나이에 방송에 데뷔 KBS의 '명사 특강' SBS '행복 특강' 등에 나와 60이 넘은 나이에 재치 있는 입담으로 보통 사람이 누리는 행복의 지혜를 전하여 주목을 받았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전했던 최윤희 씨가 자살이라는 매우 부정적인 방식으로 인생을 마쳤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것도 남편과 함께 동반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는 것이다.

TV 강의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기쁨과 웃음을 선사하면서 행복의 꿈을 심었던 사람이었지만 본인은 희귀성 난치병인 루프스 병으로 2년 이상 남몰래 극심한 고통을 당하고 있었다고 한다. 최윤희 씨가 남긴 유서에는 "폐와 심장 쪽에 이상이 생겨 수면제를 먹고 혼자 이 세상을 떠나려고 했는데 남편이 찾아와 그러지 못했다"고 하면서 "남편이 혼자 떠나보낼 수 없다고 해 결국 동반으로 떠나게 됐다"고 글을 남겼다. 더 나아가 "통증에 시달려본 분이라면 제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해주실 것"이라면서 마지막 인생길을 떠나는 자신을 이해해 달라는 작은 소망까지 비추었다.

최윤희씨의 극단적 인생 종말의 소식을 전해들은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적어도 두 가지 면에서 가치관의 혼동이나 혹은 인생 회의주의에 빠졌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첫째 행복 전도사라고 불리던 사람이 자살로 인생을 마쳤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고통스럽고 힘든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하는 두려움에 빠졌을 것이며 둘째는 행복 전도사라는 사람이 자살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통해 인생을 마치는 것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자살은 어쩌면 가장 행복하게 죽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착각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이번 최윤희 씨의 죽음을 보면서 필자는 웃음 뒤에 가려진 한국인의 우울한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았다. 그동안 한국 사람들은 경제 발전과 번영을 통해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는 생각을 가지며 "잘 살게 되었다"고 나름대로 자부하고 살았다. 그러나 그 화려한 이름 뒤에는 어둡고 부정적인 내면의 모습이 존재하고 있었다. 내면의 어두운 문제와 상처들이 치료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데 억지로 웃는 모습을 가진다고 진정한 행복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진정으로 행복을 느끼며 사는 사람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복잡한 일에 직면하고 심지어 죽고 싶을 정도의 고통스러운 병에 걸려도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확신한다.

행복 전도사 최윤희 씨의 마지막 모습은 그녀가 늘 강조해온 행복의 가치와 비교해 볼 때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준다. 만일 그녀가 극심한 고통을 중에서도 마지막까지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메시지를 주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얻고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지 않았을까 아쉬움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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