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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향기] 올바른 이름이나 호칭·경어법 사용해야

이원익/태고사를 돕는 사람들 대표

내가 어렸을 때는 같이 노는 또래 아이들을 동무라고 불렀는데 언제부턴가 이 말은 잘 안 쓰게 되고 친구라는 말이 쓰였다. 벗이라는 말은 책에서나 가끔 보는 말이었고 좀 커서는 프렌드라는 영어를 장난삼아 섞어 쓰기도 했다. 걸 프렌드가 있는 애들이 내심 부럽기도 했는데 나중 미국에 와서 보니 이 말은 단순히 그냥 알고 지내거나 사귀는 여자 친구라기보다는 그런 과정은 한참 지나서 아예 동거까지 하는 여자를 주로 가리키는 말임을 알고 놀랐다.

그 때는 친구든 남의 애인이든 선생님이든 본래 이름보다는 별명으로 부르거나 지칭할 때가 많았는데 어떤 별명은 참으로 기발 나고 인상적이어서 반세기가 다 돼 가는 지금까지도 기다렸다는 듯이 떠오른다. 본명도 얼굴 모습도 가물가물하지만.

조선 시대 양반들은 좀 점잖은 별명을 많이 불렀다. 남녀가 열다섯 살 쯤 되면 관례를 올려 주면서 어른 취급을 했는데 이 때 윗사람이 지어 주는 것을 자(字)라고 했다. 호(號)는 주로 자신이 기분 내키는 대로 짓는 것으로서 한 사람이 여러 개를 갖기도 했다. 그러다 죽으면 임금이 시호를 내리기도 하였다.

이렇듯 한국의 전통 사회에서는 이름이나 호칭 나와의 관계를 나타내는 말들이 엄격하고도 복잡하게 발달하여서 헷갈릴 지경이었는데 이러한 문화가 헝클어져 가던 시기에 태어나 자라난 관계로 제대로 배우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어서 난처할 때가 없지 않았다.

그런데 중학생이 되어 처음으로 영어를 배우는데 미국사람들은 높임말 낮춤말이 아예 없어서 아버지보고도 제 동생한테 그러는 것처럼 그냥 밥 먹어라 하며 말을 놓는다는 것이다. 상당히 충격적이면서 참 편리하고도 쉽겠다 싶었다. 그런데 그렇게 쉽게 보던 영어를 이 나이 되도록 헤매고 있는 실정이다.

어쨌든 호칭을 포함한 이 경어법이라는 것이 한국말 일본말을 비롯한 세계의 몇 가지 말에는 비상하게 발달해 있어 그렇지 못한 말을 모국어로 쓰는 이들에게는 매력도 주지만 따라 배우기에 상당히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한인 2세들도 특히 힘들어 하는 게 이 부분이고 만약 경어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면 모국어는 거의 마스터 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런데 본국에서도 한국말 자체가 이런 게 차츰 단순화 되어 가고 있어서 요즘은 하게체나 하오체는 입말에는 거의 안 쓰이고 있다.

호칭 얘기를 하다가 좀 옆길로 샜는데 그렇다면 스님을 부를 때는 어떻게 해야 무난할까? 그냥 스님이라고 부르든가 보통은 그 스님의 불명을 앞에 붙여 무슨 스님이라고 불러야 한다. 출가를 하면 세속의 이름을 버리고 불가의 이름을 얻는데 대개 두 자의 한자 이름이다. 법명이라고도 한다. 재가 불자들도 성인이라면 대개 남자는 두 자 여자는 세 자로 된 불명을 갖고 있다. 이런 불명을 앞에 붙여 무슨 거사님 또는 처사님 여자는 무슨 보살님이라고 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가끔 바깥에서 스님이라는 호칭에 대한 볼멘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신문 기사 같은 데서 신부나 목사는 그냥 무슨 신부 무슨 목사라고 칭하면서 왜 스님에게는 꼭 '님'자를 붙이냐는 불만이다. 붙이기 싫으면 떼면 될 것 아닌가. 그런데 '님'자를 떼고 한 번 불러 보자. 예를 들어 성철 스 법정 스… 말이 되는 소린가? 그래선지 무슨 스님이라고 해서는 안 되고 굳이 무슨 승려라고 해야 된다는 주장인데 이왕이면 굳어진 말 '님'자 하나 붙여 주기가 그리 아깝고도 억울하단 말인가! 님이라 불리운 이 고개 돌려 그대를 님으로 바라볼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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