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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한인교회 주보 분석] 보완 시급한 과제들

10개 교회 재생용지 사용 전무
점자 주보·커뮤니티 알림 기능 필요

조사한 10개 교회 주보에서는 순기능들이 부각되긴 했지만 개선이 필요한 점도 속속 드러났다.

형식의 틀에 갇혀 있고 재활용 노력은 미비했다. 또 교회 외부 커뮤니티나 소외 계층에 대한 배려도 부족했다.

개선이 시급한 부분은 천편일률적인 형식이다. 현재 한국에서 보관되고 있는 가장 오래된 교회 주보는 1928년 1월1일 발행된 안동교회 1호 주보다.

2개면으로 구성된 이 주보의 1면은 예배 순서와 출석 교인수로 채워졌다. 뒷면은 새로 임명된 임원 소개 등 광고다. 백지에 흑자라는 시각적 효과만 떨어질 뿐 내용면에서는 82년이 지난 현재 주보들과 비교해도 다르지 않다.

전통이라는 이름에 갇힌 내용에 읽는 이들의 관심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2005년 신학생 314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주보를 꼼꼼히 살피는가'는 질문에 30%(94명)만 그렇다고 답했다.

재활용 방안 마련도 시급한 과제였다. 조사한 10개 교회중 단 한곳도 재생용지를 쓰고 있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사용한 주보의 재활용도 1곳을 제외하고는 전무했다. 현재 주보 재활용함을 따로 마련한 교회도 없었다. 3개 교회가 주보를 적게 찍어 1 2 3부 예배시 돌려본다는 소극적 방식에 그쳤다.

본지 조사결과 10개 교회에서 연간 찍어내는 주보의 무게는 A4용지를 기준으로 최소 146톤에 달했다. 이중 대부분이 쓰레기통에 버려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각 교회들의 친환경 정책 수립은 최우선 과제다. 인랜드교회는 참신한 2차 활용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주보에 포함된 성경공부 내용을 6개월 단위로 모아 교회에 제출하면 책으로 묶어 다시 돌려주고 있다.

한국의 한 교회에서는 주보를 헌금봉투나 일반 우편봉투의 펼친 형태로 인쇄해 2차 활용을 권장하고 있다. 본래 목적이 아닌 다른 용도로 활용되는 경우도 많지 않았다. 전도지로 쓰이거나 선교지로 발송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내부 소식에 급급하다 보니 교회 밖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한 봉사를 적극적으로 선전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점자 주보를 발행하는 교회도 없었다. 대부분의 교회들은 "시각 장애인 교우가 없어 만들지 않았다. 만약 필요하다면 발행할 의향은 있다"는 입장이다.

원칙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그 수요의 많고 적음을 떠나 점자 주보는 시각 장애인들을 교회로 이끌 수 있는 홍보수단이자 '낮은 곳으로 임한다'는 교회의 역할중 하나를 수행하는 방법일 수 있다.

정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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