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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도서 처음 대면한 광부, 희망의 눈빛 잊을 수 없어"

곤잘레스 구조대장 인터뷰

코피아포(칠레)=장연화 특파원

"갱도에 내려가 처음으로 광부들을 만났을 때 이들이 오히려 가족들의 안부를 걱정하며 구조 시간을 초조하게 기다리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칠레 코피아포시의 산호세 광산에서 69일 동안 갇혀있던 광부 33명을 구출하는데 큰 역할을 한 마누엘 곤잘레스 구조대장.

그는 13일 자정 구조작업이 시작되기 전 가장 먼저 구조 캡슐을 타고 갱도 속으로 내려가 광부들을 만나 안전을 확인한 후 한 명씩 캡슐에 태워 지상으로 올려보냈다. 갱 속에서 구조현장을 진두지휘한 그는 정확히 22시간 37분만에 33명의 광부가 모두 구조된 후 마지막으로 광산 내부의 시설을 총 점검하고 지상으로 올라왔다.

구조 캡슐의 첫 탑승자이자 마지막 탑승자인 셈이다.

그가 갱도 속에서 25시간에 걸쳐 구조 작업을 지휘하고 지상으로 올라오자 생환 광부들보다 더 큰 박수가 쏟아졌다. 현장을 지키고 있던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곤잘레스 구조대장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자 수분 동안 껴안으며 감격을 함께 나눴다.

그 후 곤잘레스 대장은 14일 오후 구대대원 17명과 함께 코피아포 병원을 찾아 광부들을 만나 안부를 나눴다.

시종 웃음이 떠나지 않은 그는 "정말 내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다. 모두 무사히 구출돼 정말 기쁘다"며 "함께 작업해준 팀원들의 노력과 수고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어느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나.

“처음 지하에 내려갔을 때 광부들이 가족과 재회할 수 있다는 희망의 눈빛을 보내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나 역시 부인과 자녀가 있는 가장으로서 어깨가 무겁게 느껴질만큼 책임감을 느꼈다. 이제 기다리던 가족과 함께 편하게 잠을 잘 수 있게 됐다.”

-광부들을 모두 지상으로 올려 보내고 마지막으로 혼자 남았을 때 심경은.

“내가 갱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듣고선 ‘살아 돌아오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아내의 협박 때문에 꼭 살아 돌아갔어야 했다.(웃음) 사실 무섭지 않았다. 우리의 실력을 믿었다. 또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와 칠레 국민들이 성원하며 지켜보고 있어 든든했다.”

-구조 공법을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우리는 지진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 지형에 대한 파악을 충분히 하고 있다. 갱도 인근의 모든 지질 상태를 조사한 결과 수직으로 구멍을 뚫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 하지만 700미터가 넘는 곳을 수직으로 뚫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고 힘든 작업임은 분명하다. 붕괴되면 구출로를 뚫는 동시에 무너지지 않도록 나무 등의 구조물로 떠받치는 ‘쇼링’ 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모두의 인내가 없었다면 힘들었을 작업이었다.”

-광산 구조와 관련해 한국에 조언해 줄 게 있다면.

“한국은 기술이 충분하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우리는 한국에 경험을 나눠줄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한국을 좋아한다. 이렇게 작은 도시에서 일어난 일까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줘 고맙다. 한국 국민들에게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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