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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인근 산행] 낙엽 쌓여 카펫 밟는 듯

<68> 테이블마운틴
평찬한 정상 때문에 '테이블' 이름 붙어
캐츠킬 서남쪽…등산객 많지않아 조용

캐츠킬 산맥엔 3500피트가 넘는 봉우리가 35개나 있어 많은 산악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19세기 중엽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이 산맥을 블루마운틴으로 불렀다. 인근 버몬트 그린마운틴과 뉴햄프셔 화이트마운틴 등과 함께 미동부의 3색 명산으로 유명했다.

그러다가 ‘슬리피 할로우’ 작가 워싱턴 어빙이 소설 ‘립 반 윙클’에 이 지역을 캐츠킬이라는 이름으로 쓰게 되면서 오늘날 이름으로 정착되었다. 캐츠킬 산맥의 총면적은 15,259 km²로, 서울시 면적(605.52 km²)의 25배, 제주도(1845.36 km²)의 8배가 넘는 크기다.

산맥이 넓게 퍼져있으니 이곳을 구성하는 여러 산을 접근하는 경로도 다양하다. 뉴욕시를 기준으로 보면 대개 87번 고속도로로 북상하다 동부지역은 19·20번 출구로 나가면 된다. 북부지역은 21번, 서남부 지역은 18번이나 16번으로 나가 NY-17W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간 후 리버티 타운 근처에서 동쪽으로 가는 방법 등이 있다.

캐츠킬 중앙을 동서로 가르는 ‘데블스 패스’라 불리는 등산로를 구성하는 여러 산의 인기도 높다. 시작점인 인디언 헤드를 비롯해 트윈, 슈가로프와 중앙점 부근인 헌터, 그리고 주변의 위텐버그, 캐터스 킬, 노스 포인트 등은 늘 적지 않은 등산객의 발 길이 끊이지 않는다.

반면 캐츠킬 서남쪽에 위치한 빅 인디언이나 테이블 마운틴 등은 비교적 한산한 편이다. 접근이 다른 곳보다 쉽지 않고 깊은 산중이라 시야가 막혀 탁 트인 경관은 별로 없어도 깊은 맛을 준다. 바로 인적의 자취가 적은 점이 조용한 산을 찾는 사람에겐 매력이 될 수도 있다.

테이블 마운틴은 캐츠킬 산맥의 서남부에 있다. 캐츠킬 산군에서는 10번째로 높은 산이며, 11번째로 높은 피카무스 마운틴과 나란히 붙어있다. 따라서 테이블 마운틴과 피카무스 마운틴을 동시에 종주할 수 있는 피카무스 트레일(PT·Peekamoose Trail)이 마련돼 있다.

◇오르는 길=데닝로드(Denning Rd) 끝에 위치한 주차장에서부터 초반부 산행 길, 약 1.3 마일은 평탄한 소방도로(yellow mark)다. 울창한 침엽수림을 천천히 뚫고 나가면서, 준비운동 겸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본격적인 산행은 갈림길을 만나면 청색 마크의 PT를 따라 오른쪽으로 나아가며 시작된다.

PT는 조지워싱턴브리지에서 올바니까지 350마일의 롱패스 트레일이 지나가는 구간이기도 하다. 0.3마일을 약간 밑으로 내려간다 싶으면 이내 디어섄티브룩과 네버싱크 리저를 건너는 2개의 다리를 잇달아 만나게 된다. 이 두 물줄기는 바로 아래에서 합류하여 델라웨어강으로 흘러간다.

다리 밑으로는 옛날 한국에서 여름철 천렵을 하던 곳처럼 평평한 자갈밭이 형성 돼있다. 여기서부터 정상까지 약 2.6마일이다. 약 1400피트를 올라야 한다. 급경사의 가파른 오르막을 두세 군데 거친다. 전체적으로 계속 오르막길인데, 갈참나무가 많아 한국의 고향 산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등산로 초입에서 흠뻑 받은 음이온 덕분인지 오르막에서도 쾌청한 기운이 돈다. 약 2마일 정도 나아가면 좌측에 샘물을 지난다. 다시 0.1마일 가서 고도 3500피트 지점 표시사인을 지날 무렵, 트레일 주변의 수종이 또다시 침엽수림으로 바뀐다. 이 침엽수림은 산 정상 일대에 잘 분포돼 있다. 침엽수 낙엽이 두껍게 쌓여 마치 푹신한 카펫을 밟는 듯 편안하다. 정상에서 즐기는 산림욕은 땀 흘려 정상에 오른 사람에게만 제공되는 축복이다.

테이블마운틴 정상은 긴 능선 길처럼 평탄하다. 마치 탁자처럼 생겨서 테이블마운틴이라고 이름 붙었다. 정상에 오르고 나서도 어디가 정상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이 테이블 위 평탄한 정상에서 동쪽으로 0.85마일 정도 더 나아가면 피카무스 마운틴 정상에 당도하게 된다.

테이블 마운틴을 왕복하면 약 8마일의 하룻길이 되지만, 피카무스 마운틴 정상을 지나 3.9마일을 계속해 피카무스 트레일을 따라가면 루트42 피카무스 로드로 하산하게 된다. 전장 8.7마일의 종주 산행이다.

◇가는 길=GWB-Rt.4 West-17 North-87 North-NY 17 West 45마일-Exit 100A-(1)Rt.55 East 13.5마일-Claryville Rd/Co Rd 19로 좌회전 5마일-Denning Road로 직진 8마일 끝에 주차장. (2)Rt.55 East 약 13.5마일-Rt.42(Peekamoose Rd)를 만나 좌회전해 약 7마일가면 좌편에 주차장.

글=윤종빈(뉴욕한미산악회 http://cafe.daum.net/nykralp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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