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광부 모두 구조] 가족들 "생환 기도해준 한국·미주 한인들에게도 감사"
매몰 광부 구출된 뒤에도 친지들 현장남아 자원봉사
친척에 친구까지 합치면 이들 가족수만 50여명이 넘는다. 이들은 세고비아가 캡슐로 불리는 양동이에 타기 2시간 전인 13일 오후 1시가 되자 광산 입구 도로 한켠에 설치된 대형 TV 앞에 모여 형이자 동생 삼촌이자 작은 아버지의 얼굴이 나오기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중에는 세고비아씨의 어머니 마르가리타 로사 비제(72)씨도 있었다. 그녀는 가슴이 떨린다며 구조작업 현장에 가족 대표로 며느리 세고비아씨의 부인과 남편을 보냈다.
로사 비제씨는 드디어 아들 세고비아의 얼굴이 TV에 등장하자 "아직도 매몰되던 날 일을 가기 전 집을 나서면서 했던 '잘 지내시라'는 말이 생생하다"며 "내 아들을 생전에 다시 못 볼 줄 알았다"고 눈물을 흘렸다.
로사 비제씨는 아들이 갇혔다는 소식을 들은 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죽 산호세 광산에 머물며 생존을 위해 기도해왔었다고 옆에 함께 있던 조카 세실리아 코르테스 세고비아(34)는 함께 눈물을 닦았다.
코르테스 세고비아씨는 "지난 두달 동안 가족들 모두 생활이 엉망이었다"며 "특히 광산에서 일하지 않는 여성들은 남자들이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데 함께 있지 못한다는 죄책감으로 힘들어했다" 말했다.
다른 형제 자매들도 박수를 치며 일제히 눈물을 흘렸다. 남동생인 루이스 세고비아씨는 "너무나 감격스럽다. 형과 다른 동료들의 구조를 위해 기도하고 애를 써준 주민들과 정부에 감사할 뿐"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산티아고시에서 왔다는 조카 캐티 카를라씨는 "이런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삼촌이 구조된 후의 삶이 더 평화로와지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자신들의 남편 형 동생 아버지가 구출된 뒤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현장에 마련된 가족 캠프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구조 작업에 힘을 보탠 사람들도 많았다.
아르날도 바가 살라사르(47)씨는 그의 사촌 동생이 11번째로 구조돼 병원으로 떠났지만 다른 일가친척 20여명과 함께 캠프에 남아 구조 작업을 돕는 자원봉사자로 일했다.
코피아포 샌호세 광산=장연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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