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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광부 모두 구조] 피말리는 구출 현장, 캡슐 터널 무너질까 1초에 1m…1시간에 1명씩 올려

"치! 치! 치! 레! 레! 레!" 환호성
구조대원 내려가 광부와 포옹
칠레 전역 교회 타종·경적도

1600만 칠레인은 구조작업이 진행된 12 13일(현지시간) 내내 마음을 졸였다.

12일 오후 11시20분 구조 캡슐 '페닉스'는 광부들의 탈출을 도울 광산 구조 전문가 마누엘 곤살레스를 태운 채 하강을 시작했다. 그리고 약 16분 뒤 첫 함성이 터졌다. 캡슐이 매몰 광부들이 모여 있는 지하 피신처 천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이 TV로 중계됐기 때문이다. 광부들이 직접 촬영한 이 동영상은 지상 구조팀 컴퓨터 모니터를 거쳐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사고 광산 인근 코피아포 시내 광장에 모여 대형 스크린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칠레 국기를 흔들며 환호성을 질렀다.

곤살레스는 캡슐에서 내려 힘차게 광부들을 포옹했다. 지하 700m의 깊은 어둠 속에 고립돼 있던 광부들로서는 69일만에 처음 만나는 '외부인'이었다. 구조 장면을 중계하던 미 CNN의 유명 앵커 앤더슨 쿠퍼의 입에선 "정말 믿기 힘들다"는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두 번째 함성은 13일 0시11분에 터졌다. 맨 처음 구조 캡슐에 오른 광부 플로렌시오 아발로스(31)가 지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캡슐 문이 열리기만 기다리던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과 구조팀 대원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치! 치! 치! 레! 레! 레!(칠레)" "칠레! 비바(만세) 칠레!" 등을 연호했다.

첫 구조 성공의 환희는 광산 밖에서도 물결쳤다. 외신들은 칠레 전역의 교회가 일제히 타종을 하고 거리의 자동차들이 경적을 울렸다.

아발로스는 한밤중임에도 검은색 선글라스를 쓰고 올라왔다. 오랜 기간 어둠 속에 머문 만큼 시력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 외엔 두 달 넘게 지하에 갇혀 있었던 사람이라고는 보기 힘들 만큼 건강해 보였다. 그는 울먹이는 둘째 아들 바이로(7)를 힘차게 포옹했다. 갱도 안에서 아발로스는 '넘버 2'였다. 함께 매몰된 동생 르넹(29)을 돌보는 한편 리더인 작업반장 루이스 우르수아(54)를 도와 광부들을 이끌었다. 구조팀이 내려보낸 카메라로 동료들의 모습을 찍어 보내 '카메라맨'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후 구출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약 한 시간 뒤 땅 위에 도착한 두 번째 구출 광부 마리오 세풀베다(40)는 아발로스보다 더 여유가 넘쳤다. 캡슐에서 내리자마자 갱도에서 노란색 백에 담아 가져온 돌덩이들을 주위 사람들과 피녜라 대통령에게 기념품으로 선물했다.

구조작업은 캡슐 터널의 안전과 광부들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 1초에 약 1m씩 1시간당 1명의 속도로 진행됐다.

◆칠레 광산 매물 광부 구조일지

▲8월 5일 = 칠레 수도 산티아고 북쪽 800km 지점에 위치한 산호세 광산 붕괴, 광부 33명 매몰

▲8월 12일 = 라우렌세 골본 칠레 광업부장관 "매몰 광부 살아있을 가능성 거의 없다"고 발표

▲8월 22일 = 지하 700m 비상 피신처에 모여 있던 매몰광부들, 갱도까지 뚫고 들어온 구조대 드릴에 "피신처에 있는 33명 모두 괜찮다"며 쪽지 매달아 생존 사실 알림

▲8월 23일 = 보급로 통해 매몰 광부들에게 식수, 음식 등 생필품 공급

▲10월 9일 = 2차 구조터널 확장 완료

▲10월 12일 = 구조작업 공식 착수

▲10월 13일 = 오전 0시11분 플로렌시오 아발로스 첫 구조

▲10월 13일 = 광부 33인 전원 구출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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