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가을, 화폭에 물들다
이수임·최보경씨 등 개인전·그룹전 풍성
권순철·김홍석씨 등 파리·한국 작가 전시도
◇한인작가 그룹전=올 5월 한인타운에 개관한 마음갤러리(22 West 32nd St. 6th Fl.)는 전시 공간을 하나 더 늘리고, 지난달 17일부터 2개의 전시를 열고 있다.
‘뉴욕에 부는 바람’을 주제로 한 이 전시에선 백남준씨의 판화 특별전과 뉴욕의 원로·중견작가 6인전이 열리고 있다. 비디오조각으로 유명한 백씨의 천진난만한 성격과 발랄한 색채감각이 돋보이는 판화를 감상할 수 있다. 메인 갤러리에선 김보현 화백의 최신 회화 2점을 비롯해 한용진씨의 돌 조각, 설치작가 임충섭씨의 드문 회화, 변종곤씨의 믹스드미디어, 이일씨의 볼펜추상화, 그리고 설치작가 조숙진씨의 사진작품이 전시 중이다. 전시는 16일까지 계속된다. 212-216-9720.
◇이수임 개인전=브루클린 그린포인트에 사는 화가 이수임씨가 지난 9일부터 이스트빌리지 톰킨스스퀘어도서관 갤러리(331 East 10th St.)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그림자(Shadow)’를 주제로 한 이 전시에는 작가로서의 일상성에서 탈출하고픈 욕구, 그리고 절대고독과 타인과의 소통의 어려움을 표현한 수채화가 소개되고 있다.
이씨는 홍익대 미대와 동대학원 뉴욕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씨의 남편은 볼펜추상화가 이일씨다. 전시는 30일까지. 718-308-6044.
◇최보경 개인전=고구려 벽화, 신윤복의 ‘미인도’ 등에 친숙하지만, 새로운 그림을 모은 전시회가 진행 중이다. 뉴저지 화가 최보경씨는 지난달 1일부터 오는 30일까지 테너플라이도서관 갤러리(100 Riveredge Rd. Tenafly)에서 개인전 ‘한국의 장르회화와 한국의 고대회화’를 열고 있다.
최씨는 자신에게 끊임없이 영감을 주는 고구려 벽화와 조선시대 풍속화, 그리고 인물화를 나무 위의 아크릴릭, 한지 위 수채화로 세밀하게 묘사했다. 최씨는 프랫인스티튜트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은 후 텍스타일 디자이너로 일해왔다. 최씨는 아메리칸 드림을 주제로 작업해온 화가 최성호씨의 아내다. 201-568-8680.
◇권순철 개인전=파리에 사는 인물화가 권순철씨가 14일부터 11월 13일까지 첼시의 가나아트 뉴욕(568 West 25th St.)에서 뉴욕 첫 개인전을 연다.
권씨는 일제 강점기, 세계 제2차 대전, 한국전쟁 등을 체험한 한국인의 얼굴을 캔버스에 담았다. 전쟁과 이산가족의 비극을 체험한 한인들 초상을 통해 한국 근대사의 그림자를 투영하고 있다. ‘얼굴은 사람 마음의 지도’이자 그 나라의 역사를 반영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전시다.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권씨는 과천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뒤셀도르프, 프랑크푸르트 등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오프닝 리셉션은 14일 오후 6∼8시.
◇홍경택 개인전=2008년 홍콩 크리스티에서 컬러풀한 연필을 빽빽하게 분수처럼 그린 회화 ‘연필 I’이 648만 홍콩 달러(83만 미국 달러)에 경매되며 미술계의 깜짝 스타가 된 화가 홍경택씨도 첼시로 온다. 홍씨는 14일부터 11월 13일까지 두산갤러리(533 West 25th St.)에서 미국 데뷔전 ‘펜(Pens)’을 연다.
그는 펜, 연필, 책 등 일상의 물체를 마치 오케스트라처럼 모아 반복되는 이미지를 총천연색으로 묘사한다. 홍씨는 경원대 회화과를 졸업했다. 212-242-6343.
◇김홍석 개인전=티나김 갤러리에선 서있는 토끼, 소파에 누운 토끼 조각, 그리고 사진, 드로잉과 텍스트 등 여러 장르의 미술이 티나김갤러리(545 West 25th St.)에서 어우러지고 있다.
서울대 조소과 졸업 후 독일 뒤셀도르프예술아카데미에서 수학한 화가 김홍석씨가 지난달 23일부터 뉴욕 데뷔 개인전 ‘경계의 대조(Antithesis of Boundary)’를 진행 중이다.
비엔날레 전문 작가로 불리는 김씨는 사회적 정체성과 문화적 오역을 냉소적으로 폭로해왔다. 지난 6월 독수리, 곰, 사자 등 동물이 사다리 모양으로 올라있는 설치작 ‘브레멘 음악대’가 캐나다국립미술관에 소장됐다.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212-716-1100.
박숙희 기자 suki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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