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미주 한인 2세들의 한국어 인식, 초등학교서 '한국어 수업' 받고 상급학교서 포기
중학교 이후 '시간이 없어서'…응답자 88% 한국어 학습 포기
60% 가정에서 한글 더 사용…40%만 '쓰기' 의사소통 가능
▶ 자랑스런 우리말
한인 2세들은 한국인이 고유한 언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자긍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 조사 응답자 중 절대다수(82%)가 한국어가 자랑스럽다고 응답했다.
한국어를 어느정도 수준까지 구사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응답자 중 과반수 이상(64%)이 한국어를 정치 사회 활동에 있어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갖추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28%는 최소한의 일상 생활에서 불편함이 없을 만큼 한국어를 구사하고 싶다고 답했다.
또한 미주 한인 2세들은 한국어가 개인의 인생에 있어서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믿었다. 설문 참여자의 다수는 한국어 능력이 자아 형성과 사회 및 정치활동의 수행 본인의 커리어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며 이들 가운데 절반은 한국어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캘스테이트LA의 이남희 교수는 "이번 설문에서 가장 놀랐던 부분은 한인 2세들이 한국어 구사에 있어 일상적인 대화 정도가 아닌 언어적으로 높은 단계에 이르는 수준까지 공부하고 싶다는 것이었다"라며 "한국어가 단지 부모 세대가 쓰는 언어로 느끼기 보다 모국어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갖고 있으며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 우리말 실력은 '글쎄'
그렇다면 한인 2세들의 한국어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잘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실제 실력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한인 2세 중 과반수 이상이 한국어 듣기와 말하기 쓰기와 읽기에 있어 일상 생활만이 가능한 정도라고 답했다. 특히 쓰기에 있어서는 10명 중 4명이 최소한의 의사소통이 가능한 정도라고 자기 평가를 했으며 일상생활만 가능한 정도(37%)와 정치적.사회적 문제를 소화할 수 있다(24%)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한국어 능력 향상에 방해가 되는 첫 번째 요인으로 너무 바빠서(51.6%) 한국어 능력 향상에 대한 열망이 없어서(28.9%) 친구들이 FOB(Fresh off Boat)이라고 놀려서(23.2%) 한국어 학교가 근처에 없어서(20%) 부모가 원치 않아서(9.6%)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2세들이 한국어 수업을 꾸준히 듣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설문 참여자 절반 이상이 한국어 수업을 전혀 듣지 않았거나(28%) 중간에 포기(34%)했다. 단 15%만이 한국어를 꾸준히 배우고 있을뿐 23%정도는 한국어 수업을 가끔 듣고 있었다. 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어 클래스를 들은 적이 있는 학생들은 평균 7~8세에 한국어 수업을 받기 시작해 11세가 되어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대부분 한국어 수업을 중단했다. 한국어 교육이 초등 학생에게만 한정돼 있는 것이다. 이는 중학교 진학 후 대입 준비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캘스테이트 LA 김효정 교수는 "한국어 수업을 중단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그 이유로 시간이 없어서(88%)라고 답했다. 한국어 능력 향상 방해 요인과도 일치하는 결과"라며 "이는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학생들의 부담감과 더불어 한인 부모들이 미국 사회에서의 성공을 위해 자녀들의 미국화에 주력하고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 한인 가정에서 우리말은
한인 가정에서 한국어는 얼마만큼 사용되고 있을까. 한인 2세 10명 중 6명 이상은 가정에서 한국어를 영어보다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부모 세대 대부분이 가정에서 한국어를 영어보다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응답자들은 대부분 그들의 부모가 한국어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78%)고 응답했다. 그러나 2세들의 경우 가정에서 한국어와 영어를 같은 비율로 사용하기를 희망하며(30%) 영어를 한국어보다 더 많이 사용하고 싶다(23%)고 응답해 영어를 구사하는 것이 한국어보다 더 편안하게 느끼고 있었다. 응답자들은 또 자신의 부모들은 결혼이나 교육 가족 관계에 있어 미국적인 가치보다는 한국적인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미국 주류 사회보다는 한국 커뮤니티에 더 동화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설문 조사 분석= 김효정 캘스테이트 LA 한국학 연구소장 이남희 캘스테이트 LA 전략언어교육 교수 민규순 캘스테이트 LA 교육학과
■금용한 LA한국교육원장 "연내 남가주 7곳등 한국어반 8곳 신설"
"LA는 한국어 교육 전초기지입니다."
LA를 비롯한 미 서부지역 공립학교에 한국어반이 급증하고 있다.
LA한국교육원의 금용한 원장(사진)은 "연내 남가주 지역에 있는 초등학교 3곳 중.고등학교 4곳과 애리조나주 학교 1곳 등 8개 학교에 한국어반이 추가로 신설된다"며 "서부지역에 총 41개 학교에서 한국어반이 운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 원장은 이어 "LA지역이 해외 한국어 교육의 전초기지 역할을 원할히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다"라며 "한국어 교사 확보를 위한 방안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 원장은 해외에서의 한국어 교육에 대해 한국과 현지 국가간 교류 협력을 증진할 수 있는 효과가 있고 재외 한인들이 한국어 학습을 통해 한국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어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숫자로 본 한글
7742만명- 전 세계 한국어 사용자 수
13위 - 6900여개 언어중 한국어 모어 사용자 수 순위
25만명- 2008년 기준 세계 한국어 수강생 수
2177개- 해외 한국어 보급 기관 수
12만명- 2009년 한국어능력시험(KLPT) 응시자 수
3399권- 한국어 교재 수
51만개- 표준국어대사전 단어 수
125종- 현재까지 발간된 국어사전 수
정리= 곽재민.정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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