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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필요한 리더가 되라" 서바이버 우승자 권율, 한인 수험생에 당부

자기 성공만 추구해선 절반의 성공
사회적 기술·의사소통 기술 필요

CBS 인기 프로그램 ‘서바이버’의 우승자 권율씨가 본사 주최 칼리지 페어를 통해 2일 워싱턴 한인사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권씨는 특히 이날 대학 진학을 앞둔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면서 리더십의 요건 등을 제시했다. 또 자신의 성장 과정과 아버지와의 관계 등을 털어놓으며 한인 학부모들에게도 자녀들의 교육 뒷바라지를 위한 이정표를 제시하기에 충분했다. 이날 권씨는 어떤 틀에 짜여진 강의식 진행을 탈피 이번 행사의 타이틀 스폰서인 맥도날드사에서 주선한 하이픈 매거진의 아네트 리씨와의 인터뷰 형식으로 참여해 각 질문에 성실히 답변했다. 다음은 질의 응답의 요지.

-서바이버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당초 서바이버에 나가지 않으려고 생각하다 어렸을 때부터 미국 TV에 나오는 한국인의 모습이 너무 부정적이어서 참가를 결정했다. 많은 방법으로 이길 수 있었지만 깨끗하고, 정직하게 이기는 길을 택해 우승한 것 같다. ‘서바이버’는 예선을 거치고, 본선에 진출한 참가자들이 3개월간 뉴질랜드의 쿡 아일랜드에 옷 2벌과 신발 하나만 가지고 들어가 매주 생존 게임을 펼쳐 우승을 가리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에는 각 인종이나 종족별 특성으로 4개 그룹으로 나눠 참가하게 되는데 아시안으로서는 내가 최초로 우승하게 됐다. 서바이버는 일종의 사회성을 이용하는 소셜 게임(social game)이다. 이를 통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남을 배려하며 리더로서의 덕목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게임을 통해 사회에서의 역할과 책임 등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대학 진학과정을 소개해 달라.

“앞에 하버드 관계자가 있어서 조금 조심스럽지만 부모님은 내가 하버드대 가길 원하셨다. 하지만 결국 나는 스탠퍼드를 선택했다. 나는 심지어 아버지에게 끝내 하버드를 가라고 하시면 대학에 가지 않겠다고까지 했다. 결국은 아버지를 설득할 수 있었다. 나는 대학을 선택하기 위해 여러 대학들을 철저히 비교해 봤다. 학교마다 쫓아가 선배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학교 내면을 실질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스탠퍼드 대학이 내 희망에 가장 잘 부합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선택했고 그 후 한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었다. 공교롭게도 친형도 스탠퍼드 대학을 나왔다. 또 우리 모두는 하버드에도 합격했지만 스탠퍼드가 보다 창의적인 곳이라고 판단해 그곳에 입학하게 된 것등 배경이 비슷하다.”

-리더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리더가 되려면 사회적 기술(social skill)과 의사소통의 기술(communication skil)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어떤 특정 목표를 위해 함께 일하는 협동심도 배워야 한다. 또 성공에 집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기적이어서는 안된다. 커뮤니티를 위해 다시 환원하는 것, 커뮤니티를 위한 봉사도 필요하다. 이밖에 지혜, 자신감, 성숙함, 결단력, 강인함, 카리스마 등은 이미 리더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요소이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두 가지가 더 있다.

첫째로 철저한 자기 인식이다. 나는 훌륭한 리더들에게서 예외 없이 끊임없는 자기 평가와 자기 개선 노력을 지켜봤다. 둘째로 사람에 대한 따뜻한 이해심이다. 나는 매우 똑똑하고 야심찬 사람을 많이 만났다. 그러나 진정한 리더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들을 북돋워주는 능력이 있었다.”

-아시안이나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유독 강조하는 이유는?

“중·고교와 대학을 함께 다닌 친한 중국계 친구 쳉이 대학 2학년 때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골수이식이 필요했다. 나부터 나섰다. 수혈이 가능한 아시아계의 도움이 절실했지만 수적으로 적었고, 비협조적이었다. 학교를 거의 그만두고 골수 기증자 찾기에 나섰지만 1년 만에 친구는 죽었다.

친구가 백인이었더라면 미국 주요 언론에서 이렇게 무관심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결심했다. 혼자서만 갇혀 살던 이민 1세대들과는 달리 당당하게 남을 도우며 살아가겠다고. 나는 현재 10년째 미국 내 소수인종을 위한 골수기증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나 역시 골수기증 횟수가 50회가 넘는다. 자신의 성공만을 위해 달려가기 보다는 내 이웃 내 주변을 돌아보며 도움을 줄 수 있는 자가 진정한 성공인이라고 생각한다.”

-장래에 특별한 계획이 있나?

“어제 바로 첫 아이의 아빠가 됐다. 아내 소피가 건강한 딸아이를 출산했다. 아이의 이름은 제네비다. 제네비를 훌륭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 제2의 미셸 위와 같이 키우고도 싶다. 그렇다고 한쪽 방향으로 몰고 가고 싶지는 않다. 딸이 원하는 길을 갈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나이 많은 남자와 데이트를 하거나 리얼리티쇼에 출연을 한다면 결사 반대할 것이다.

천일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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