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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인물열전] 혈우증 여인, 절대적인 믿음으로 구원받은 여인

이상명 교수/미주장로회신학대 신약학

누구나 어린 시절 자다가 코피가 터져 지혈되지 않는 바람에 무척 놀라 울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때 우리는 흘러내리는 피를 보고서 마치 몸 밖으로 피가 다 빠져나간 듯 얼굴은 이미 사색이 되곤 하였다. 하루도 아닌 12년 동안 자기 몸 밖으로 피가 빠져나가는 끔찍한 현상을 지켜보아야 하는 여인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더구나 율법에 따르면 그 여인은 부정한 여인이었다. 율법이란 '적절함'과 '부적절함'을 구분하는 기능이 있다. 다시 말해 몸 안에 있어야 할 피가 몸 밖으로 흐를 때 그 피는 부정(不淨) 하다는 것이다. 흙이 성전 바깥에 있을 때는 정한 것이지만 그 동일한 흙이 성전 안에 있게 되면 부정한 것이 되는 이치와 같다. 몸 밖으로 흐르는 피는 썩어 악취를 풍기고 그 썩은 핏빛은 죽음을 연상케 한다.

 열 두 해를 피가 유출되는 병(혈루증)을 앓아 온 그 여인은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용하다는 수많은 의원도 만났을 것이고 피를 멈추는 효험이 뛰어난 약재라고 이것저것 소개받아 먹어도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와중에 차도가 보이기는커녕 몸과 마음만 지쳐가고 가산만 기울뿐이었다. 그뿐인가 당시의 율법 종교가 규정한 부정한 여인이기에 남편의 품에 안겨본 이전의 그 따뜻한 기억도 저편에서 가물거릴 뿐이었다. 자녀들이 있었더라면 그 아이들조차 마음껏 안을 수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여인의 손으로 만지는 모든 것은 부정하게 되어 자신의 남편도 자녀도 덩달아 부정한 존재로 전락할 수 있기에. 몸 바깥으로 피가 유출되는 일상적 경험 속에서 이 여인은 살아있어도 살아있지 않은 수액이 점점 말라가는 고목 같은 존재가 아니던가!

 그 무성한 소문으로만 들었던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이 여인은 수많은 무리에 에워싸이신 그 분에게로 다가가 그 옷자락을 만졌다. 어찌 보면 이 여인의 행위는 사회가 정한 관례와 인습에 대한 도발이었다. 그 시대 엄연히 존재한 성적 굴레도 남녀유별(男女有別)한 공간적 영역의 구분도 율법이 정한 규정도 뛰어넘은 신앙의 행위였다. 그 결과 이 여인은 자신의 몸에서 일어난 기적을 보았다. 자신을 인간답게 살지 못하게 한 만성적인 혈루 근원이 마르게 된 것이다. 도발적 행위를 하고서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는 이 여인에게 예수님이 말씀하신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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